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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수 펄펄’ 양의지의 첫 친정 나들이 “환호해준 팬들에 감사”

입력 | 2019-04-05 22:13:00


NC 다이노스 양의지(32)가 첫 ‘친정 방문’에서 펄펄 날았다.

양의지는 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19 신한은행 마이카 KBO리그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 5번 타자 포수로 선발 출전했다.

이적 후 처음으로 ‘친정’ 두산을 만나는 자리다. 2006년 프로데뷔 후 줄곧 두산에서만 뛰었던 양의지는 지난 겨울 4년, 125억원의 조건에 NC와 FA 계약을 맺고 팀을 옮겼다.

팀 전력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주전 포수의 이적인 만큼 두산도 신경을 쓰지 않을 수 없다. 김태형 두산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양의지가 우리 선수들의 장단점을 다른 포수보다 잘 안다”고 말했다. 이동욱 NC 감독은 “두산 타자들을 잘 막으면 ‘양의지가 있어 잘 막았다’가 되고, 못 막으면 ‘양의지도 못 막았다’가 되지 않겠나. 어떤 결과가 나올지 나도 궁금하다”며 웃었다.

‘당사자’ 양의지의 기분은 더 묘했다. 양의지는 “경기는 똑같지만, 팬들에게 인사를 드릴 때 묘할 것 같다”고 말했다. ‘첫 타석’에 대해서는 “야유가 나오지 않을까. 사랑 받던 팀에서 떠나 ‘친정팀’을 상대하는 게 쉽지 않은 일인 것 같다. 며칠간 잠도 설쳤다”고 털어놨다.

NC가 1-0으로 앞선 2회 선두타자로 첫 타석에 선 그는 헬멧을 벗고 1루와 홈플레이트, 외야 관중석을 향해 90도로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그의 걱정이 무색하게 두산 팬들은 뜨거운 환호로 그를 맞았다. 1루 관중석에는 두산 시절 양의지의 유니폼을 들고 응원하는 팬들도 눈에 띄었다.

‘옛 정’은 거기까지 였다. ‘NC맨’이 된 양의지는 경기에 집중했다.

양의지는 첫 타석에서 이용찬에게 우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내 물꼬를 텄다. 후속 모창민의 적시타에 홈을 밟아 득점까지 추가했다.

5-0으로 앞선 3회 1사 후에는 이용찬과 12구까지 가는 접전을 벌인 끝에 볼넷을 골라 걸어나가 높은 집중력을 보였다.

5회 세 번째 타석에서는 바뀐 투수 배영수를 상대했다. 3루 땅볼을 친 양의지는 1루를 향해 전력 질주했지만 간발의 차로 아웃이 됐다. 8회에는 1루수 뜬공으로 돌아섰다.

방망이 뿐 아니었다. 안방도 든든하게 지켰다. 8회말 포수 정범모와 교체될 때까지 선발 드류 루친스키와 무실점으로 두산 타선을 틀어막았다. 루친스키는 7이닝 동안 4피안타 1볼넷 5탈삼진으로 두산 타선을 요리했다.

NC는 이날 양의지의 활약 속에 두산을 7-3으로 꺾었다.

양의지는 경기 후 “친정팀을 처음으로 상대하게 돼 긴장됐다. 첫 타석에 들어서 두산팬과 선수단에 인사를 드렸는데 조금 울컥했다. 환호로 답해준 팬들에게 고맙다”고 마음을 전했다.

승리의 공도 동료에게 돌렸다. 양의지는 “내 활약보다 선발 투수 루친스키가 준비를 잘 해와 좋은 경기로 볼넷을 거의 주지 않아 경기가 잘 풀린 것 같다. 수비에서 실책이 없던 게 승리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NC는 7연승을 노리던 두산을 잡고 시즌 7승(5패)째를 신고했다. 양의지는 “두산이 워낙 강팀이라 우리가 할 수 있는 플레이에 집중을 하자고 생각했는데, 맞대결에서 먼저 1승을 거둬 기쁘다”고 소감을 밝혔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