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창업주 외손녀 황하나씨 마약 혐의 체포

경기남부경찰청 압송 후 조사실로
필로폰 외 다른 마약혐의도 있는듯

마약 투약 의혹으로 경찰 수사를 받고 있는 남양유업 창업주의 외손녀 황하나(31)씨가 4일 오후 경찰에 체포됐다.

경기남부지방경찰청 마약수사대는 이날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성남시 분당서울대병원에서 황씨를 체포했다. 체포된 황씨는 오후2시 50분 쯤 경기남부경찰청으로 압송됐다.

주황색 후드티를 입은 황씨는 마스크와 모자로 얼굴을 가렸고, 손목에는 수갑을 가리는 흰색 헝겊을 둘렀다. 대기하고 있던 취재진은 황씨가 도착하자 ‘혐의 인정 여부’, ‘언급한 경찰청장이 누구인지’, ‘마약 출처’ 등에 대해 질문을 했으나 황씨는 고개를 숙이고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은 채 조사실로 들어갔다. 경찰은 황씨를 상대로 마약 투약 혐의를 조사한다. 황씨는 조사 뒤 수원남부경찰서 유치장에 수감될 예정이다.

경찰은 지난해 10월 황씨의 마약 투약 의혹과 관련한 첩보를 입수해 수사를 벌여왔다. 첩보에는 서울 종로경찰서가 수사해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던 과거 필로폰 투약 혐의외에 다른 마약 관련 혐의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첩보 접수 뒤 압수수색 영장을 두 차례 신청했지만 검찰은 황씨가 마약을 투약한지 수년이 지나 영장 집행이 어렵다고 판단해 모두 반려했다. 하지만 이날 황씨가 체포되면서 수사가 급물살을 탈 것으로 보인다.

황씨는 2015년 9월 강남 모처에서 A씨에게 필로폰 0.5g을 건네고 함께 투약한 혐의로 종로경찰서에서 수사를 받았다. 당시 종로경찰서는 별다른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2017년 6월께 황씨를 불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고, 황씨는 이후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

하지만 최근 한 매체의 보도 이후 황씨에 대한 봐주기 수사 의혹이 제기되자, 서울지방경찰청 지능범죄수사대는 당시 수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 수사에 착수한 상태다.

한편 남양유업 측은 “황하나씨는 회사 경영과 관계가 없고, 황하나씨 일가족 누구도 회사와 관련된 일을 하거나 지분을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오너일가 봐주기식 수사 의혹과 관련해서도 회사는 전혀 무관하다”고 선을 그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