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 배우러 한국 온 벨기에 싱어송라이터 시오엔
서울 마포구 서강대 앞 카페에서 2일 만난 벨기에 가수 시오엔이 어학당 교재를 손에 들었다. 그는 “꽃집에서 한국어로 꽃을 주문한 적이 있다. 근래 가장 행복한 순간이었다”며 웃었다. 전영한 기자 scoopjyh@donga.com
시오엔의 집은 벨기에 겐트시다. 그는 고국에서 평단과 대중의 인정을 받는 싱어송라이터다. 벨기에 대형 음악축제 ‘록 베르히터’에 3회나 출연했고 상도 여러 번 받았다. 그가 요즘 서울 마포에서 늦깎이 학생으로 살고 있다. 지난해 서강대 한국어학당에 다니며 한국어자격시험 1급을 취득한 그가 지난달 또 한국에 왔다. 2급을 취득하기 위해서다. 무슨 사연일까.
인터뷰는 영어로 진행했다. 하지만 그는 간간이 한국어를 섞어 너스레를 떨었다. 자신은 ‘아저씨’ 학생이며 ‘막걸리’를 좋아하고 ‘(한국어를) 날마다 공부해야 해요. 연습해요. 복습해요’라며 울상을 지었다.
광고 로드중
“그 많은 나라 중에 여자친구의 고국에서 제 노래가 인기를 얻었다는 게 지금 생각해도 마법 같아요.”
시오엔이 벨기에의 어머니에게 쓴 한국어 편지. ‘보고 싶은 어머니께’로 시작한다. 시오엔 제공
한국어 3급을 따면 한국 신문을 읽을 수 있다며 들뜬 얼굴이 된 그는 “100% 한국어로 TV와 라디오 인터뷰를 해보는 게 꿈”이라고 했다.
한국어 수업과 음악 활동 외에는 자전거 타기를 즐긴다. 겐트에 살 때 주로 안트베르펜이나 브뤼셀이던 자전거 여행 목적지는 이제는 북악스카이웨이나 팔당댐이 됐다.
광고 로드중
시오엔은 5일, 4년 만의 정규앨범 ‘Messages of Cheer & Comfort’를 낸다. 5월 12일에는 서울 마포구 공연장 ‘벨로주’에서 콘서트를 연다. 그는 “한국을 알아갈수록 벨기에와 비슷한 점을 많이 느낀다”고 했다. 강대국 틈에서 스스로를 지켜낸 소국이 지닌 자부심 같은 것들을 꼽았다.
“제가 음악을 하는 이유는 롤스로이스를 사기 위해서가 아니에요.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서죠.”
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