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가포르항공 기내식 고급화 현장 유명 셰프 8명, 장식까지 공들여… “고도 높아지면 후각-미각 무뎌져 특별한 소스-향신료 써서 맛 유지” 80개 와인제공… 두달마다 바꿔 세계적 컨설턴트 시험거쳐 내놔
지난달 29일 싱가포르항공이 주최한 ‘월드 고메 포럼’에서 미슐랭 3스타 셰프로 선정된 일본 최고의 요리사 요시히로 무라타 셰프가 된장이 가미된 노른자와 섬광 오징어, 아스파라거스, 오징어와 죽순을 곁들인 훈제 연어 요리를 공개하고 있다. 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
행사에 참석한 셰프들의 이력도 화려했다. 미슐랭 3스타(세계 최고 권위의 식당 평가 안내서로 3개 만점) 셰프로 인정된 프랑스의 조르주 블랑 셰프, 호주의 대표 요리사인 맷 모런, 이탈리아의 스타 요리사이자 요리 방송 진행자인 카를로 크라코 셰프 등이 직접 기내식을 만들고 있었다.
음식은 맛뿐 아니라 멋도 중요하기에 셰프들은 소스를 뿌리고 장식을 하는 과정까지 꼼꼼하게 신경 썼다. 셰프들은 자신이 운영하는 식당의 실제 메뉴를 가져오거나 자체 개발한 레시피로 기내식을 만들었다. 자기 이름을 직접 달고 나가는 요리이기 때문에 승무원들에게 어떤 모양으로 기내식을 제공하라는 것까지 가르친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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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계 미국인이자 아시아 최초의 와인마스터 지니 조 리 씨가 싱가포르항공이 새롭게 선보이는 버건디 라벨(부르고뉴) 와인을 들고 서 있다.
2017년 싱가포르항공은 ‘정식당’으로 유명한 한국의 미슐랭 2스타 셰프인 임정식 셰프와 협업을 해 ‘한식’을 주제로 특별 기내식을 제공하기도 했다.
한국계 미국인이자 아시아계 최초로 영국 와인마스터협회(IMW)가 부여하는 와인 마스터 자격을 획득한 지니 조 리 씨(한국명 이지연)를 비롯해 마이클 힐 스미스, 오즈 클라크 씨가 싱가포르항공의 와인을 책임진다. 이들은 직접 전 세계 여러 지역의 포도밭과 와이너리를 방문해 시음한 뒤 기내식과 어울리는 와인을 선별한다. 기내 와인 선택을 위해 약 500종류의 와인을 시음한다고 한다. 컨설턴트들이 각자 점수를 매긴 뒤 최상위 점수를 받은 와인만 선별해 기내 테스트를 거친다. 와인 컨설턴트들도 지상과 다를 수밖에 없는 기내에서의 와인 맛에 신경을 썼다. 리 씨는 “지상에서는 심심하다고 느끼는 와인도 기내에서는 거칠다는 느낌이 든다. 기내 와인으로는 와인 향이 더 뚜렷하고, 씁쓸한 맛이 낮고, 시큼한(Sour) 맛이 적은 와인이 적합하다”고 말했다.
싱가포르=변종국 기자 bj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