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정부, 효과 분석해 美와 공유… 개성-금강산 재개시 이익의 40배 트럼프, 모두 해제하는 ‘빅딜’ 제시 김정은, 영변外 시설 언급안해 결렬
백악관 복귀한 트럼프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휴가를 보내고 워싱턴에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가운데)이 부인 멜라니아 여사(오른쪽)와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전용 헬기 ‘마린 원’에서 내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차 북-미 정상회담 당시 연간 경제적 이익이 30억∼100억 달러에 달하는 대북제재 해제를 제안하며 비핵화 일괄 타결을 요구했지만 북한이 영변 핵시설 비핵화만 고수해 무산된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AP 뉴시스
5건의 제재 분야는 △석탄과 철 등 광물 △해산물 △농산물 △기계류 △식품 등으로 사실상 북한산 주요 해외 수출품목을 대부분 포함하고 있다. 북한 노동자들의 신규 해외 파견도 금지돼 사실상 북한의 돈줄을 틀어막고 있다. 또 제재 해제로 가능해지는 대규모 해외투자 유치 가능성까지 모두 포함하면 북한이 얻을 이익이 30억 달러를 넘어 최대 100억 달러에 이를 수도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로 얻을 이익(2억5000만 달러 추정)의 최소 12배에서 최대 40배에 달하는 셈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하노이 회담 당시 “북한이 완전한 비핵화 의지를 보여주고 구체적 이행에 나서면 5가지 제재를 모두 해제해 줄 수 있다”는 유연한 태도로 협상을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해제 조건으로 북한은 무엇을 내놓겠느냐’는 미국의 질문에 끝까지 영변 핵시설 이외의 시설을 언급하지 않았다. 이어 미국의 ‘일괄 타결(빅딜)’ 문건까지 김 위원장이 거부하자 트럼프 대통령이 자리를 털고 일어났다는 게 협상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워싱턴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하노이 회담을 통해 북한이 전면적인 제재 해제를 시급하게 원한다는 것이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미국은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에도 쉽사리 동의하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 외교 소식통은 “두 카드가 북한에 실질적으로 줄 수 있는 이익이 상대적으로 적다고 해도 미국과 국제사회에는 그 자체가 ‘사실상의 대북제재 해제’로 받아들여진다”며 “제재 원칙을 훼손해도 되겠다는 판단이 들 만큼 가시적 비핵화 조치가 없으면 금강산 관광 및 개성공단 재개도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