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전력 김철수 전 감독.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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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이 1일 도드람 2018~2019 V리그 시상식을 몇 시간 앞두고 급히 보도자료를 냈다. 공정배 단장과 김철수 감독이 성적부진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번 시즌 개막 이후 16연패를 했고 최하위 성적을 벗어나지 못해 프런트와 선수단 책임자가 사표를 낸 것까지는 이해된다.
이미 두 사람은 시즌이 끝나자마자 “결과에 책임을 지겠다”고 말해왔고 3월28일 경영진에 사표도 제출했다. 한국전력이 사표를 받아들고도 발표를 미룬 것도 이해는 됐다. 챔피언결정전이라는 큰 잔치가 막 끝난 뒤라 여러 가지 상황을 고려했다고 판단한다. 잔치가 있으면 구단 내부의 인사결정 사항은 나중으로 미뤄 발표하는 것이 업계의 불문율이다. 스포트라이트를 받아야 할 팀과 사람을 위해서 동업자 정신을 발휘하는 것이다.
그런데 1일 시즌을 마감하는 마지막 큰 잔치를 앞두고 이 사실을 알렸다. 아직 새로운 단장과 감독을 선임한 것도 아니다. 사무국이 새 감독후보를 접촉해 의사를 물어본 뒤 복수의 후보자 리스트를 만들어 올리면 경영진이 최종 낙점하는 절차를 거쳐야 한다. 하루 정도 기다린다고 해서 큰 사달이 날 일도 아닌데 굳이 이 시점에 발표를 서두른 의도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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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전력은 2013~2014시즌 도중에 신춘삼 감독을 경질 할 때도 발표 타이밍을 놓고 비난을 받았다. 당시 KEPCO는 주전 선수들의 승부조작 가담의 여파로 19연패를 기록했다. 설날 경기에서 지자 그날 밤에 감독에게 경질을 통고하고 발표했던 기억이 생생하다. 당시 한전은 “FA적극참여 등 우수선수 확보를 위해 배구단과 프로배구 활성화를 위해 적극 지원할 생각”이라고 했다. 이 약속이 제대로 지켜졌는지는 팬들이 더 잘 알 것이다.
김종건 전문기자 marc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