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안전문가 “사생활 폭로 배후” 주장 WP의 카슈끄지 추적보도로 갈등… 불륜정보 빼내 언론에 흘린 의혹
제프 베이조스 아마존 최고경영자(CEO)의 불륜 의혹 등 사생활을 언론에 폭로한 배후에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휴대전화 해킹이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특히 지난해 사우디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살해 사건이 워싱턴포스트(WP) 소유주인 베이조스와 사우디 정부 사이에서 갈등을 일으킨 요소라는 해석도 나온다.
민간 보안전문가인 개빈 드 베커는 지난달 30일 미국 인터넷 매체 데일리비스트 기고문에서 “베이조스의 의뢰를 받아 (그의 문자메시지 등 사생활이 노출된 경위에 대한) 조사를 마쳤다”며 “사우디가 베이조스의 휴대전화에 접근해 사적인 정보를 입수했다고 믿을 강한 확신에 도달했다”고 주장했다.
2월 미국 연예잡지 내셔널인콰이어러지는 베이조스와 로런 샌체즈 전 폭스뉴스 앵커의 문자 등을 보도하며 불륜 의혹을 제기했다. 이후 베이조스는 해당 보도가 정치적인 음모와 연관됐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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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드 베커는 이 글에서 사우디 정부 배후에 대한 구체적인 증거를 언급하진 않았다. 그는 이번 조사 결과를 미국 수사당국에 넘겼다고 밝혔다. 또 베이조스 불륜 의혹을 보도한 내셔널인콰이어러지의 모회사 AMI와 사우디 정부 사이에 어떤 연관 관계가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당시 내셔널인콰이어러 측이 샌체즈의 오빠로부터 20만 달러를 주고 사적 정보를 입수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사실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
앞서 베이조스의 사생활 폭로 경위에 대해 사우디 정부가 관련됐다는 의혹이 제기됐지만 이번처럼 해킹에 대한 직접적인 폭로가 나온 것은 처음이다. 사우디 정부는 2월 “우리는 이 사건과 아무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