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훈 정책사회부장
도쿄의 공기질 개선 사례는 우리에게 주는 시사점이 많다. 가장 중요하게는 문제의 근원을 찾아내고 그 원인을 확 도려내는 과감한 처방이 아닐까 싶다.
그간의 연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우리나라 미세먼지는 중국 영향이 압도적이다. 고농도 때 중국의 영향이 60∼80%에 이른다는 것은 우리 환경부의 공식 입장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정부가 취해야 할 최우선 정책은 중국의 미세먼지 저감에 맞추는 것이 상식이다. 중국 정부가 미세먼지 책임을 인정하고 전면적인 대책을 세우도록 객관적인 근거로 설명하고 설득해야 한다. 중국이 책임을 인정하지 않으면 강력하게 항의하고 압박할 필요가 있다. 주요 교역국과 불필요한 외교적 마찰은 가급적 피해야 하겠지만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는 중차대한 사안에서는 국가 간 갈등도 불사해야 하는 것이 정부의 역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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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세먼지 국내 요인은 공장과 발전소, 경유차가 핵심 배출원으로 확인돼 있다. 그렇다면 정부가 3가지 배출원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감축 방안을 집중적으로 마련해 시행해 나가는 것이 정석이다. 공장에서 나오는 미세먼지 규제가 단속 인력과 장비 부족으로 당장 쉽지 않다면 경유차 퇴출과 석탄발전소 감축은 정부가 의지만 있으면 바로 할 수 있는 대안들이다.
그런데도 환경부는 효과가 제한적인 대책을 주로 내놓았다. 비상저감조치 때 운행 제한 차량을 배기가스 5등급으로 제한하는 방안을 전국으로 확대하고, 고농도일 때 가동률을 최대 80%로 제한하는 석탄발전소 대상을 현행 40기에서 60기로 늘리는 정도에 그쳤다. 획기적인 저감 대책은 빠져 있어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정부는 최근 미세먼지 최악의 상황에서 근본 대책을 강구하기보다는 인공강우 실험 등 이벤트에 치중한 듯한 인상을 줬다. 성난 민심에 정부가 마음이 급하겠지만 그럴수록 정공법으로 가야 한다는 사실을 도쿄의 성공 사례가 증명해주고 있다.
이태훈 정책사회부장 jeffl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