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즈니, 21세기폭스 80조원에 인수… 1년 넘게 걸린 합병승인 마무리 ‘심슨가족’ ‘데드풀’ 캐릭터도 승계… 디즈니, 스트리밍 시장 공략 나설듯
‘콘텐츠 공룡’ 월트디즈니가 21세기폭스를 삼키며 더 크게 몸집을 불렸다.
20일 AP통신,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디즈니는 폭스와 710억 달러(약 80조2300억 원) 규모의 인수합병을 모두 마무리 지었다. 인수합병 효력은 이날부터 발생한다.
밥 아이거 디즈니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에서 “중요하고 장기적인 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비상하고 역사적인 순간”이라고 이번 합병의 의미를 밝혔다. 디즈니는 2017년 12월 폭스의 일부 사업을 인수합병한다고 발표했지만 컴캐스트와의 인수 경쟁, 미국 반독점법 위반 검토 등으로 협상을 마무리하는 데 1년 이상 걸렸다. 폭스의 몸값도 애초 디즈니가 제시했던 인수액(524억 달러)보다 200억 달러 가까이 올랐다.
광고 로드중
미키 마우스 같은 고전 캐릭터부터 마블, 스타워즈, 픽사 스튜디오의 수많은 콘텐츠를 소유한 디즈니는 폭스의 심슨가족, 엑스맨, 데드풀, 아바타 등 인기 만화 및 영화 캐릭터 소유권도 갖게 됐다. 엑스맨 등은 마블코믹스에서 시작된 캐릭터지만 소유권이 폭스에 있었기 때문에 디즈니의 영화 ‘어벤저스’ 시리즈에 출연하지 못했다. 다만 폭스는 사업적 독립성을 인정받기로 해 폭스뉴스나 폭스스포츠 채널 등 언론미디어 분야는 그대로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인수 이후 디즈니는 넷플릭스 등에 맞서 스트리밍 서비스를 집중 공략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거는 2월 실적 발표 때 올 하반기(7∼12월) 스트리밍 서비스 ‘디즈니 플러스’의 출범 등 스트리밍 서비스 강화 계획을 밝혔다. 영화와 TV 콘텐츠 제작부터 케이블 채널, 스트리밍 서비스 등 배급까지 전 과정에서 디즈니의 지배력이 커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 두 회사의 합병으로 대규모 구조조정은 불가피해 보인다. 지난달 할리우드리포트는 두 회사의 합병으로 4000개의 일자리가 사라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