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2시간27분28초 국내 여자 1위 개인최고기록 49초나 당기며 도쿄올림픽 기준기록 가볍게 통과 손등에 ‘밀리면 죽는다’ 글귀… “10월 체전 한국최고 재도전”
2019 서울국제마라톤 겸 제90회 동아마라톤 국내 여자부에서 안슬기가 2시간27분28초의 기록으로 2016년에 이어 대회 두 번째 정상에 올랐다. 장승윤 tomato99@donga.com·김재명 기자
“한국기록을 깨지 못해 아쉽지만 제 기록을 단축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싶어요. 항상 ‘조금씩이라도 발전하자’는 생각으로 뛰니까요. 희망을 봤습니다.”
2시간27분28초로 국내 여자부 우승을 차지한 안슬기(27·SH공사)는 ‘악바리’로 통한다. 2016 서울국제마라톤에서는 발바닥 피부가 벗어져 흰 양말을 피로 물들이며 우승했고(2시간32분15초), 지난해 대구국제마라톤에서는 달리는 도중 경련이 일어난 오른쪽 다리를 옷핀으로 찔러가며 2시간28분17초의 개인 최고기록으로 우승했다. 당시 결승선을 통과한 안슬기의 다리는 피범벅이 돼 있었다.
안슬기의 눈은 내년 8월 도쿄 올림픽을 향하고 있다. 아직 출전할 선수가 확정되지는 않았지만 이변이 없는 한 안슬기의 출전은 유력해 보인다. 그는 “올해 안으로 엔트리가 확정되면 내년에는 하프마라톤 정도만 뛰면서 도쿄 올림픽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골인 지점에서 안슬기를 챙겨준 이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21년 만에 한국기록을 세운 김도연(26·SH공사)이었다. 김도연은 대회 출전 명단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부상으로 뛰지는 않았다.
내년 올림픽 전까지 안슬기가 뛰는 마지막 풀코스는 10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100회 전국체육대회가 될 가능성이 높다. 전국체전 코스도 이번 대회와 동일하다.
“저는 학창 시절부터 ‘서울’ 소속으로만 전국체육대회에 나갔어요. 100번째를 맞은 의미 있는 대회에서 다시 한번 한국기록에 도전해 보고 싶습니다.”
이승건 기자 w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