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세계 최초로 전면 보급
팜유는 바이오디젤 부산물과 함께 바이오증유를 만드는 대표적인 원료다. 바이오중유는 벙커C유를 대체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로 황산화물과 질소산화물 등 대기오염물 배출이 월등히 적다. 위키미디어 제공
○ 버려지는 폐기름 재활용이 핵심
발전용 바이오중유는 화력발전소의 주요 연료인 석탄, 석유, 액화천연가스(LNG) 가운데 석유(벙커C유)를 대체하는 연료다. 과자나 라면을 만드는 데 쓰는 팜유, 바이오디젤을 만드는 과정에서 남은 부산물인 피치(pitch), 음식점에서 배출되는 고기 기름, 음식물 폐기물에서 추출되는 기름(음폐유), 동물성 유지 등으로 만든다.
지난해 개정안 발표 당시 ‘삼겹살 기름으로 화력발전을 한다’며 논란이 됐던 삼겹살 기름도 바이오중유의 원료 중 하나다. 다만 비중은 작다. 한국바이오에너지협회 자료에 따르면, 2017년 바이오중유 원료에서 삼겹살을 포함한 동물성 유지의 비중은 3.7%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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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이오중유 사용은 2012년부터 국내에서도 시행되고 있는 ‘신재생에너지 공급 의무화 제도(RPS)’ 정책에 대한 대응이기도 하다. 500MW급 이상의 발전 설비를 보유한 발전사들은 이 제도에 따라 의무적으로 총발전량의 일정 비율 이상을 신재생 에너지로 공급해야 한다.
현재 RPS는 미국을 비롯해 영국, 일본, 스웨덴 등 전 세계 44개 국가에서 시행 중이다. 고학범 한국중부발전 제주발전본부 신재생설비팀 과장은 “기존의 중유발전기를 쓰면서도 신재생에너지를 쓸 수 있는 대책을 고민하다가 바이오중유 발전을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형원 한국중부발전 제주발전본부 발전운영실 차장은 “2014년 3월 일주일 동안 바이오중유로 시범 발전을 하며 연소와 점화 등을 테스트했다”며 “이후 3개월간 설비를 보완해 2014년 6월부터 본격적으로 바이오중유로 발전하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 황산화물 배출 없어 깨끗
한국석유관리원이 2015년 발표한 ‘발전용 바이오중유의 품질 및 성능 평가 특성 연구’에 따르면, 바이오중유를 쓰면 중유를 쓸 때보다 대기오염 물질 배출량이 크게 줄어든다. 황산화물은 전혀 나오지 않고, 질소산화물은 39%, 일산화질소는 40%, 분진은 29% 각각 감소했다. 김 책임연구원은 “바이오중유 연료에는 황이 포함되지 않아 황산화물이 아예 배출되지 않고, 질소 성분도 거의 없어 연소 과정에서 발생하는 질소산화물의 양이 적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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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7년 바이오중유 발전량은 1451GWh(기가와트시)다. 이는 2017년 신재생에너지 발전량의 4.4%를 차지한다. 국내 총발전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2% 정도다. 김 책임연구원은 “그동안은 발전사별로 지정된 중유발전기 5기에만 바이오중유를 대체 연료로 사용했다”며 “전면 보급에 따라 14기 중유발전기 모두에 바이오중유를 사용할 수 있는 만큼 발전량은 더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혜진 동아사이언스 기자 hyege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