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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주 52시간도 규제”… 경직된 제도 운용 질타한 벤처 주역들

입력 | 2019-02-09 00:00:00


국내 벤처기업 대표들이 그제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만나 정부 경제대책에 대한 쓴소리를 쏟아냈다. 1세대 벤처기업인과 기업가치 1조 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의 창업자 등 7명으로, 벤처 불모지에서 맨손으로 창업해 신산업을 일궈낸 벤처신화의 주역들이다. 이들은 현장에서 겪는 애로사항을 솔직하게 토로했는데 그중엔 ‘정부 리스크’와 반기업 정서의 부작용 등 문재인 정부가 새겨들어야 할 대목들이 적지 않았다.

한 참석자는 “정부 지원책이 있을 때마다 시장경제 왜곡이 일어나는 건 아닌가 우려하곤 했다”며 정부 지원과 시장 건강성의 균형을 요구했다. 국민의 반기업 정서가 갈수록 확대되고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특히 급성장하는 기업들엔 주 52시간 근무제의 경직된 시행이 ‘또 하나의 규제’로 작용한다는 불만이 유니콘 기업 대표의 입에서 나왔다. 창업 초기 공격적인 기술 개발과 사업 확장에 나서야 할 벤처기업들에 경직된 근로시간을 강요하는 건 무리다. 특정 시기에 업무가 몰리는 정보기술(IT), 바이오, 게임업계는 현행 3개월인 탄력근로만으로는 제대로 일을 할 수 없다는 하소연도 잇따르고 있다. 하지만 탄력근로제 확대 논의는 좀처럼 진전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혁신성장에 제대로 드라이브를 걸려면 ‘혁신 DNA’가 박혀 있는 이들 벤처기업인의 바람처럼 규제를 과감히 풀어주고 벤처기업들이 마음껏 신사업을 펼칠 수 있는 판을 깔아줘야 한다. 그래야 유니콘 기업의 혁신 모델이 저성장을 극복할 새로운 돌파구가 될 수 있다. 벤처기업인들도 창업 환경 탓만 할 게 아니라 혁신을 주도해 가는 퍼스트무버의 자세가 필요하다. 이준표 소프트뱅크벤처스 대표는 최근 동아일보 인터뷰에서 “전 세계를 다녀보면 한국만큼 창업 정책자금이 많고 투자받기 좋은 나라가 없다. 기존 산업이 작지 않아 혁신 기회도 많다”고 했다. 벤처기업인들이 귀담아들어야 할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