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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브랜드가 날개 사업도 삶도 예스~

입력 | 2019-01-30 03:00:00

식품생산업체 ‘지앤티’ 한현수 대표의 성공 드라마




경기 안성시에 있는 식품생산업체 지앤티는 이마트 자체 브랜드(PB) 상품인 칠리새우 등을 납품하며 매출이 2015년 150억 원에서 지난해 326억 원으로 늘었다. 이마트 제공

“2005년에는 비닐하우스에 사무실을 차려서 식당에 채소 배달을 했어요. 14년 만인 올해는 매출 390억 원을 바라봅니다.”

경기 안성시에 있는 식품생산업체 지앤티의 한현수 대표(47)는 29일 인터뷰 내내 “도움을 준 사람이 많아 감사할 따름”이라고 말했다. 경북 영주시가 고향인 그는 2005년 경기 시흥시에 자리 잡았다. 일자리도 찾을 겸 “다른 수도권에 비해 집값이 싸다”는 이유였다. 3년간 식당에 트럭으로 채소를 배달하던 그는 2008년 냉동식품을 만드는 공장을 지었다. 그의 회사는 10여 년 만에 수백억 원대 매출을 올리는 곳이 됐다.

그의 회사가 환골탈태하기 시작한 때는 2015년. 거래처에 가면 “회사의 인지도가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거절을 당하던 때다. 그는 이마트 홈페이지에 들어가 온라인으로 납품 상담 신청을 했다. 이마트에선 닭갈비 등 상품을 보고는 “가능성이 있다”면서 “포장을 바꿔보자”고 제안했다.

지앤티는 이마트의 제안을 받아들여 포장을 비닐에서 캠핑용으로 적합한 알루미늄 접시로 바꿨다. 그해 8월부터 지앤티에서 생산한 닭갈비, 오삼불고기 등 ‘캠핑 N 시리즈’가 이마트에서 판매됐다. 2014년 80억 원 정도였던 지앤티의 매출은 2015년 150억 원으로 껑충 뛰었다. 한 대표는 “새우를 제외한 대부분의 제품 원물을 국산으로 쓰는 등 품질이 좋다는 점을 이마트에서 높이 평가해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칠리새우는 유튜브 채널 ‘애주가TV참PD’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 맛있다고 소개되는 등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이마트 제공


지앤티의 능력을 눈여겨본 이마트는 2017년 자체브랜드(PB) 상품인 노브랜드 품목의 생산을 제의했다. 그 결과 2017년 출시된 칠리새우, 치킨텐더와 궁중떡갈비 등 상품은 ‘가성비’가 좋은 상품으로 입소문이 나 인기를 끌었다. 그중 칠리새우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상에서 유튜버들이 자발적인 시식 후기를 올리는 등 주목을 받으며 지난해 28만여 개가 팔리기도 했다. 이마트 관계자는 “지앤티는 생산시설이 다른 곳에 비해 최신이었고, 새우튀김 전용 튀김옷을 사용하는 등 제품에 들이는 노력도 남달랐다”고 설명했다.

이마트에 납품하는 업체라는 소문이 나면서 이제는 거래처들이 지앤티를 찾아오기 시작했다. 유통업계에선 이마트의 매장을 수시로 모니터링하며 상품의 생산업체들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 결과 지앤티는 현재 8개 홈쇼핑에 상품을 공급하게 됐다.

회사가 성장하면서 지역사회를 위해 고용도 늘릴 수 있었다. 2017년 60명이던 직원은 올 1월 기준 130명으로 늘었다. 지앤티는 2017년 노브랜드 상품 생산을 위해 130억 원을 투자해 안성시에 새로운 공장을 만들기도 했다. 약 6600m²(약 2000평) 규모로 기존 공장의 4배 수준이다. 한 대표는 “상품 개발 과정에서 이마트 직원들이 나서 컨설팅을 해주는 등 도움을 많이 받았다”면서 “성장하면서 받은 도움을 되돌려 주는 기업으로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지앤티는 매년 1억 원을 안성 지역의 소외계층에 기부하고 있다.

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