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제2차 정상회담 개최 일정이 2월 말로 확정됐다고 백악관이 밝혔다.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의 방미로 북-미 정상회담의 최종 청신호가 켜지면서 비핵화 로드맵 도출을 위한 실무협상도 급물살을 타게 될 전망이다.
워싱턴을 방문 이틀째를 맞은 김영철 북한 통일전선부장은 18일(현지시간) 백악관의 대통령 집무실인 오벌 오피스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김 위원장의 메시지를 전달했다.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배석해 1시간 반 가량 진행된 면담에서는 북한의 비핵화 조치 이행 및 미국의 상응조치, 정상회담의 개최 시기 등에 대한 이야기가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백악관은 이날 면담이 끝난 직후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명의의 발표 자료를 내고 “트럼프 대통령이 김영철을 1시간 반 동안 만나 비핵화 및 2월 말에 열릴 예정인 2차 정상회담에 대해 논의했다”고 밝혔다. 또 “대통령은 이후 발표될 장소에서 김 위원장과의 만남을 고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담 장소는 베트남 하노이나 다낭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김영철은 앞서 이날 오전 11시 폼페이오 장관과 숙소 내 회의실에서 40분 정도 고위급 회담을 진행했다. 북측에서는 김성혜 통전부 통일전선책략실장과 최강일 외무성 북미국장 대행, 미측에서는 스티븐 비건 미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와 마크 램버트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등이 참석했다. 오전 고위급 회담이 1시간도 되지 않아 종료된 뒤 폼페이오 장관이 다소 딱딱한 표정으로 호텔 로비를 떠나는 게 포착되면서 “회담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폼페이오 장관은 직후 백악관으로 이동했고, 곧이어 김영철 일행도 백악관으로 들어간 뒤 12시15분에 시작된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이 1시간 반을 넘어서면서 진전된 성과가 발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커졌다.
이날 면담이 끝난 뒤 폼페이오 장관은 듀폰써클 호텔 9층 연회장에서 김영철 일행과 오찬을 함께 했다. 한 시간 반 가량 진행된 오찬 분위기는 나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정은 워싱턴 특파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