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JTBC 드라마 ‘SKY 캐슬’
이 책에는 일류 학교와 성공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결과가 나온다. 미국의 명문 사립대 8곳을 가리키는 ‘아이비리그’ 졸업자는 아이비리그 졸업자가 아닌 사람보다 10년 후 평균 연간 수입이 2배 정도 높다. 이 통계만 보면 일류대 졸업은 성공의 확실한 보증처럼 보인다. 과연 그럴까?
이 책에서 세 명의 경제학자는 보스턴의 일류 고교에 입학한 사람과 떨어진 사람들이 향후 각종 대입시험 등에서 성적 차이가 얼마나 나는지 비교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전혀 차이가 없었다. 다른 두 명의 경제학자는 아이비리그 합격자와 지원했으나 안타깝게 떨어진, 혹은 합격했지만 다른 이유로 아이비리그가 아닌 다른 학교에 입학한 학생들을 비교했다. 연구결과 이들의 이후 수입에는 차이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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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캐슬과 이 연구결과를 접하면서 직장인에게 의미하는 바가 있다고 생각했다. 이는 일류대처럼 유명한 대기업에 입사하거나 적어도 입사를 시도하라는 것이 아니다. 학교에서 공부에 대한 능력을 따진 것처럼 직업의 세계에서 ‘내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분야’가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이다. 어쩌면 많은 사람들이 그 동안 친구들을 따라 대학을 졸업하고 무작정 기업에 입사서류를 내고 지금의 부서에서 일을 해오고 있을 수 있다. 지금까지 직장에서 해온 일이 재미있고 성과도 난다면 다행이다. 하지만 ‘이 일이 내게 맞나?’ 고민을 종종 한다면 한 번 질문을 해보자. 이 분야가 내 능력을 가장 잘 발휘할 수 있는 곳인가. 지금 일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야망을 품게 되는가.
주변에는 대기업을 뛰쳐나와 자신의 능력을 더 발휘하고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야망으로 전혀 다른 일에 도전하는 사람들이 있다. 당장 수입은 줄지만 이들은 기존 직장에 있을 때보다 더 큰 삶의 만족감을 느끼며 산다. 또 평균 퇴직연령을 넘어 더 오래 돈을 벌 가능성도 높다.
드라마에서 하버드에 합격해 다니고 있다고 부모를 속였다가 들킨 여학생이 나온다. 이 학생은 사실 클럽을 좋아하고 미래에 자신의 클럽을 여는 것이 꿈이다. 결국 이 학생은 클럽에서 각종 기획과 일을 도맡아 하면서 즐겁게 산다.
과거에 국내 한 대기업 계열사가 글로벌 기업에 인수될 때 소통 프로젝트를 한 적이 있었다. 그 글로벌 기업은 한국에서 인지도는 별로 없지만 해당 대기업보다 국제적인 실적은 훨씬 더 좋았다. 고용이 보장된 상황에서도 상당수 직원들은 자신의 명함에서 대기업 로고가 없어지는 것, 남에게 명함을 내밀었을 때 더 이상 대기업 직원으로 알아주지 않는다는 것을 걱정했다. 만약 직장이 아니라 그 산업에 대한 야망이 있는 직원이었다면 오히려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는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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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 더랩에이치 대표·조직 커뮤니케이션 전문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