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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한미군 영향력 약화 우려…유엔사 기능 강화”

입력 | 2019-01-14 18:20:00


미국이 한반도에서 주한미군의 영향력 약화를 우려해 유엔사령부(유엔사)의 기능을 강화하고 있다고 일본 아사히신문이 14일 보도했다.

신문에 따르면 미국은 주한미군의 유엔사령부 직무 겸직을 줄이는 한편 유엔사령부에 한국과 미국을 제외한 유엔군 참가 16개국의 요원을 늘리고 있다. 지난해 여름 미 제7공군사령관이 겸하고 있던 유엔군 부사령관 자리를 캐나다군 중장에게 양보했으며 사관급에서도 미군이 맡았던 자리를 영국·호주·캐나다군에게 넘겨주고 있다. 주한미군은 이 전략을 유엔군의 ‘재활성화’라 부른다.

이는 최근 한반도에서 평화협정 체결 움직임이 나오고 한반도 전시작전통제권에 대한 미군의 영향력 저하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유엔사령부에 힘을 실어줘 자국의 ‘아군’을 늘리려는 의도가 반영된 것이라고 신문은 분석했다.

지난해 11월 부임한 로버트 에이브럼스 주한미군 사령관은 지난해 9월 25일 미상원 군사위원회 인준청문회에서 “비무장지대(DMZ) 내 모든 활동은 유엔사령부 관할”이라고 말한 바 있다. 유엔군, 한미연합군, 주한미군 사령관을 겸한 그의 발언에 대해 신문은 전직 한국군 장교를 인용해 “유엔군의 기능을 강화하고 싶은 미국의 전략을 나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유엔군은 과거 비무장지대에서 사건이 일어나도 그 대응을 한국군에 맡기는 경우가 많았으나 앞으로는 유엔군이 독자적으로 임무를 수행하는 기반을 만들려 한다는 것.

신문은 이같은 움직임은 노무현 정권에서 시작됐다고 지적했다. 노 정권이 ‘자주국방’을 강조하며 유사시 미국에 맡겼던 한국군의 작전권을 되찾으려는 움직임을 보이자 버웰 벨 당시 주한미사령관은 대신 유엔사령부의 기능을 강화하는 ‘재활성화’를 추진할 생각을 주위에 내비쳤다는 것.

신문은 나아가 “유엔군의 지위가 높아지면 일본 후방사령부의 역할도 강화될 것”이라는 한국 전문가의 말을 전하기도 했다. 유엔사령부는 1950년 6.25 전쟁 발발 후 유엔의 군사 작전을 위해 설립됐다. 미국, 영국, 캐나다, 호주 등 16개국이 참가하고 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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