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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타협점 안보이면 2차회담 안갈것”

입력 | 2019-01-03 03:00:00

태영호 “핵무기 고수 전혀 안변해… 핵보유국으로 협상하겠다는 의도”




태영호 전 주영국 북한대사관 공사(사진)는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신년사에 대해 “미국과 북한이 동등한 핵보유국 지위에서 협상을 출발시켜야 한다는 의미”라며 2차 북-미 정상회담 조기 성사가 어려울 것으로 내다봤다.

태 전 공사는 2일 자유한국당 국가미래비전특별위원회가 주최한 간담회에서 “미북 핵협상을 핵폐기가 아닌 핵군축 협상으로 좁혀 핵보유국으로서의 지위를 굳히려는 전략적 의도가 깔려 있다”며 이렇게 분석했다.

태 전 공사는 “김정은이 미국 대통령과 마주 앉을 준비가 돼 있다고 하면서도 바로 뒤에 ‘다른 길을 모색할 수 있다’며 공갈 대목을 끼워 넣은 점을 주목한다”며 “이는 김정은이 2차 미북 정상회담에 대한 강력한 희망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만약 회담 전까지 미국과 북한 사이 타협점이 보이지 않는다면 차라리 2차 회담에는 나가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태 전 공사는 “신년사를 보면 2018년 초나 지금이나 핵무기를 끝까지 고수하려는 김정은의 입장에는 한 치 변화도 없다는 것을 알 수 있다”며 “김정은이 핵무기를 포기할 결단을 내렸다는 것은 일부 사람들의 희망사항에 지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태 전 공사는 “만약 미국이 김정은의 손을 들어줘서 핵군축 협상으로 가닥을 잡으면 미북 핵협상은 물론이고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협상 등 여러 갈래의 협상이 동시에 진행될 것”이라며 “반면 올해도 처음부터 북핵 폐기 협상을 고집하면 지난해처럼 큰 진전이 없는 상황이 재연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김정은이 평화협정을 위한 다자협상을 남북문제로 언급한 것에 대해선 “미국에 평화협정 문제를 제기해봐야 거절당할 게 뻔하니, 올해는 한국과 중국을 활용해 미국에 압박을 가하려는 전술”이라고 평가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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