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과 도약의 갈림길에 선 한국프로야구가 꾸준하게 발전하기 위해 현실에 정확히 부합되는 제도가 절실하다. FA 등급제와 사치세 도입 등이 해결책이 될 수 있다. 신중하면서도 과감한 제도개혁은 필수불가결한 요소다. KBO 정운찬 총재의 적극적인 노력과 과감한 결단이 필요하다. 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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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기획] 도약이냐, 추락이냐 갈림길에 선 2019년 한국 프로야구를 위한 제언 <中>
빌리 빈 오클랜드 어슬레틱스 부사장을 스타 경영자로 만든 것은 ‘머니볼’ 철학이다. 베스트셀러 경영서인 ‘머니볼’의 부제는 ‘불공정한 게임을 승리로 이끄는 과학’이다. 메이저리그는 약육강식 무한경쟁 자본주의 시스템의 축소판이었다. 빅 마켓과 스몰 마켓 팀의 극심한 빈부격차라는 심각한 부작용에 몸살을 앓았다. 불공정한 게임 속에서 가난한 구단은 약탈을 당했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더 공정한 룰을 만들기 위해 다양한 시도를 계속하고 있다. 그 배경에는 강력한 선수시장 통재로 번영하고 있는 미국프로풋볼(NFL)의 모범답안이 존재한다.
● 국민 취미 압도한 NFL의 수익 공유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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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 메이저리그는 ‘국민 취미(national pastime)’로 불리지만 흥행과 매출 등 모든 면에서 NFL에 크게 뒤쳐져 있다.
NFL은 불공정한 게임인 메이저리그와는 다르게 어떠한 경우에도 초과할 수 없는 하드 샐러리캡, 모든 구단이 이익을 똑 같이 나눠 갖는 수익 공유제로 번영을 누리고 있다. 메이저리그와 가장 큰 차이점은 완벽한 리그 평준화가 이루어지며 32개 팀 모두가 부자구단이라는 점이다.
국내 최고 인기 스포츠인 KBO리그는 리그 평준화에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그러나 프리에이전트(FA) 제도를 잘 손질하고, 10팀 단일리그 특성에 접목한다면 리그 평준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KBO도 이 점에 공감하고 있다. 정운찬 KBO총재는 “현장 등 여러 의견을 경청하고 있다. 리그 발전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는 FA제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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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 등급제+사치세 도입=리그 평준화
FA 등급제는 가장 시급한 숙제다. 현 제도는 보상선수가 항상 발목을 잡는다. 등급제는 과거 메이저리그 방식이었던 외부 평가보다는 계약 총액으로 구분 짓는 것이 해법이 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계약금과 연봉을 더해 1년 총액이 20억원 이상이면 S급으로 분류 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 15~20억원은 A급으로 신인지명 2차 1라운드 지명권, 10~15억원 B급은 2라운드 지명권, 5~10억원 이하 C급은 보호선수 40인외 보상선수 1명, 5억원 이하는 총액의 100% 보상금 등으로 각각 차등화 하는 방법이다. 여기에 35세 이상 베테랑 FA는 보상선수나 보상금 없이 자유로운 이적을 보장하면 전력평준화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다.
또한 팀이 보유한 FA선수의 연평균 지급액을 기준으로 사치세를 도입해 이를 초과할 경우 해당 금액을 유소년 야구 지원 및 타 구단에 똑같이 배분하면 특정 구단에 FA선수가 집중되는 부작용을 막을 수 있다. 연평균 지급액 상한선을 100억원으로 설정하면 4년 총액 100억원 규모 특급 FA는 팀 당 3명 이상 보유하기 힘들어진다. 사치세를 선택하는 팀도 나오겠지만 금전적 손해를 감수해야 하기 때문에 리그 평준화에는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KBO리그는 지속가능한 발전의 한계점에 다다르고 있다. 더 큰 도약을 위해서는 신중함과 과감함이 겸비된 제도개혁이 절실하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