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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남북협력 사업 제재 면제 보따리 푼다

입력 | 2018-12-19 03:00:00

비건 19일 방한 한미워킹그룹 회의… 철도 연결 착공식 물자 우선 논의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2차 한미 워킹그룹 회의차 19일부터 나흘간 방한해 남북 협력 사업과 관련한 대북제재 면제를 상당수 허용하는 ‘면제 보따리’를 풀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과의 비핵화 협상에서 교착에 빠진 미국이 남북 경협의 길을 터줌으로써 대화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도로 보인다.

외교 소식통은 18일 “비건 대표 방한 시 26일 남북 철도·도로 연결 착공식에 필요한 각종 장비와 물자 반출 관련 제재가 가장 먼저 논의될 것이다. 면제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산림 협력, 도로 연결 현지 조사 같은 ‘경협 교류’에 대해서도 면제와 관련해 긍정적인 답을 줄 것으로 전해졌다. 성탄절이 포함된 다음 주 일정상 주말 안에는 결과가 나와야 면제 절차를 밟을 수 있는 점도 고려되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제재 면제 대상 목록을 최근 미 행정부에 전달했고, 최종 면제 여부를 가리는 회신이 오지는 않았지만 긍정적인 분위기가 감지된다는 게 복수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다만 이산가족 화상상봉은 개최가 임박하지 않았고, 제재 대상인 광케이블 반출과 관련한 기술적 협의가 필요해 이번에 면제 여부가 결정 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미국이 생색을 내듯 제재 면제를 허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워킹그룹에 대해 “남북 사업 과속을 견제하기 위한 기구로 활용하려던 의도였는데, 한국이 남북 사업에 대한 제재 면제를 획득하는 기제로 활용하고 있다는 불만이 미국 측에서 제기된다”는 분석도 있다. 그럼에도 미국이 어찌 됐든 남북 경협에는 우호적인 자세로 나오면서 북한의 내년 초 비핵화 진전을 위한 촉매제는 될 것이라는 평가도 있다.

비건 대표는 20일 이도훈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과 북핵 수석대표 협의, 21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 면담에 이어 워킹그룹 회의 참석을 한다. 방한 기간 판문점에서 북측과 접촉할 가능성은 낮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미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7일(현지 시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해외 관광객 유치 및 외화벌이를 위해 추진했던 카지노 사업을 일시적으로 접었다고 보도했다. 한 소식통은 “최근 중국에 나온 북한의 핵심 무역회사의 한 간부가 ‘원수님이 시끄러운 카지노 사업을 모두 걷어치우라는 방침을 당과 내각에 내렸다’고 전했다”고 말했다.

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