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구에서는 보이지 않는 달의 뒷면에 최초로 착륙해 탐사를 벌일 ‘창어(嫦娥) 4호’ 발사에 성공했다. 비행이 순조롭게 진행되면 창어 4호는 내년 1월 초 달 뒷면에 안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은 앞으로 달 유인 탐사는 물론 행성 탐사의 중간기지 역할을 할 수 있는 달 기지를 건설하겠다는 ‘우주 굴기(崛起)’의 야심을 밝혔다.
8일 새벽 2시 23분. 중국 쓰촨(四川)성 남서부 시창(西昌)위성발사센터에서 창어 4호를 실은 우주발사체 ‘창정(長征) 3B호’가 발사됐다. 중국 관영 매체들에 따르면 창어 4호는 27일간 비행해 다음달 초 달 뒷면의 남극 근처 아이트켄 분지에 착륙할 것으로 보인다. 창어는 중국 고대 전설에서 서왕모(西王母·모든 선녀 신선을 감독한 최고 여신)의 불사약을 훔쳐 달로 달아났다는 선녀의 이름이다.
달은 공전과 자전주기가 약 27.3일로 같아 지구에서는 달의 같은 면만 보인다. 1959년 옛 소련의 ‘루나 3호’가 달 궤도에서 찍은 달의 뒷면 사진을 지구로 전송했지만 어떤 국가도 달 뒷면에 착륙한 적은 없었다. 달 뒷면에서 지구와 교신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중국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올해 5월 견우와 직녀가 만난 오작교라는 뜻의 통신중계 위성 췌차오(鵲橋)를 발사해 정상적으로 운행 중이다.
창어 4호가 무사히 착륙하면 무인로봇 탐사차가 탐사 활동을 시작한다. 지구에서는 대기권에 가로막혀 탐측이 불가능한 저주파 라디오파를 분석해 별이 소멸하는 과정에서 방출되는 자기장, 별과 별 사이에 있는 물질 등 다양한 정보를 수집한다. 이를 통해 우주의 기원을 연구할 수 있다는 것이다. 또 달의 앞면과 달리 운석 충돌구(크레이터)와 협곡, 절벽이 많은 달 뒷면의 토양 성분을 수집해 지질 조건을 분석한다.
이뿐 아니라 온실환경을 만들어 감자와 애기장대 등 씨를 발아시키고 달에서 처음으로 꽃을 피우는 과정을 관찰한다. 파리 등 곤충 알을 부화시켜 성장시키는 실험도 진행한다. 이를 통해 인류가 달이나 외계 행성에서 어떻게 생존할 수 있는지 가늠하겠다는 것이다.
중국 공산당 기관지 런민(人民)일보는 “앞으로 달 유인 탐사와 달 기지 건설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달 뒷면의 기지는 미래에 다른 행성 탐사를 위한 중간 환승 기지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은 달 탐사 계획을 착착 진행해왔다. 창어 1호가 2007년 달 궤도 진입에 성공했고 창어 2, 3호가 각각 2012년과 2013년 달의 앞면에 착륙했다. 중국은 2020년경 창어 5, 6호를 보내 달 탐사 뒤 지구로 돌아오는 임무까지 수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