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비박계와 손잡을 수 있지만 친박계와는 함께 못해 내부결속에도 집중하며 원심력 차단, 손학규 구상 먹힐까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와 하태경 최고위원이 5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대화를 하고 있다. 2018.12.5/뉴스1 © News1
바른미래당이 최근 자유한국당의 친박(친박근혜)계와 비박(비박근혜)계의 갈라치기에 나서는 등 정계개편 주도권 잡기에 사활을 건 모습이다.
한국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내년 초 전당대회를 통해 친박계가 당권을 쥐지 못하면 비박계 주도의 한국당과 합당에 나서는 등 본격적으로 정계개편 준비에 나섰다는 분석이다.
이종철 바른미래당 대변인은 전날(4일) 논평을 내 “(비박) 김무성 (한국당) 의원의 ‘박근혜 불구속재판 결의안’ 추진에 (친박) 서청원 (무소속) 의원의 ‘후안무치하다’는 힐난까지 나왔다”고 전했다.
이는 바른미래당을 대상으로 하는 한국당의 보수대통합론을 비판하고, 박근혜 전 대통령 불구속재판 결의안을 추진하는 비박계에 맹성을 촉구한 것으로 해석됐다.
바른미래당 내에서는 결국 비박계와 손을 잡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런 입장에서는 비박계가 친박계에게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는 게 곤혹스러울 수 있다.
바른미래당의 유승민 전 대표 등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은 친박계와 손을 잡을 수 없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박 전 대통령 탄핵 찬반으로 당적까지 달리했던 이들이기 때문이다.
친박-비박계의 갈등 속에 내년 정계개편의 주도권을 쥐게 되면 한국당 비박계와 민주평화당 의원들까지 아우르는, 손학규 대표의 구상대로 중도개혁 정당으로 거듭날 수 있다.
바른미래당은 이를 위해 내부 결속에도 집중하고 있다. 이학재 의원의 탈당 가능성이 나온 상황에서 더 많은 바른정당 출신 의원들의 이탈 등으로 원심력이 강해지는 것을 막기 위해서다.
하태경 최고위원은 전날 한 라디오에 출연해 “우리 당의 정체성을 살리면서 개혁보수, 개혁진영, 개혁야당 진영의 파이를 키우는 큰 총론에 있어서는 다들 동의한다”고 말했다.
하 최고위원은 “(유 전 대표가) 꼿꼿하게 죽을지언정 (한국당으로) 기어서 들어가는 일은 안 할 것”이라며 “(손 대표의 구상처럼) 명분 있는 정계개편이면 유 전 대표가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손 대표 등 바른미래당 지도부는 예산정국이 마무리되면 정계개편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6·13 지방선거 뒤 의정활동에만 집중하다 최근 강연 정치에 나선 유 전 대표도 내년 초부터는 정계개편에 관한 의견을 밝히지 않겠느냐는 관측이다.
바른미래당이 정계개편 주도권을 어느 정도 쥘 수 있을지는 친박-비박계의 갈등 양상과 한국당의 내년 전당대회 결과, 평화당의 정계개편 합류 여부, 선거제도 개편 결과 등의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