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리호 시험발사 성공]세계 7번째 75t급 엔진기술 개발
28일 오후 4시 한국이 독자 개발한 75t급 액체엔진의 성능 검증용 시험발사체가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에서 발사돼 하늘로 올라가고 있다. 엔진은 당초 목표(140초)를 넘어선 151초간 안정적으로 연소했다. 고흥=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28일 오후 4시 2분 31초 전남 고흥군 나로우주센터. 관제센터에서 환호성이 터져 나왔다. 한국이 2021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인 한국형 발사체 ‘누리호’의 핵심인 ‘75t급 엔진’의 시험발사가 사실상 성공했다. 한국이 우주 발사체에 사용될 75t급 이상 액체엔진을 자력으로 개발해 쏘아올린 세계 일곱 번째 나라가 되는 순간이었다.
액체엔진은 원하는 때에 엔진을 켜고 끌 수 있고 세밀한 통제가 가능해 우주 강국들이 선호한다. 75t 이상의 액체엔진을 개발해 비행까지 성공한 나라는 미국과 유럽, 러시아, 중국, 일본, 인도 정도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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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발사로 향후 누리호 개발에 필요한 데이터를 확보한 것도 값진 성과다. 옥호남 항우연 한국형발사체개발단장은 “개발 단계에서는 발사체의 비행 환경을 예측해 시험발사를 준비했는데, 실제 비행을 통해 이런 예측이 맞았는지 알 수 있다”며 “이를 바탕으로 비행환경 예측이 옳았는지 확인하고 누리호 발사를 최적화하기 위한 다양한 노하우를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우주산업의 교두보가 되리라는 전망도 나온다. 노태성 인하대 항공우주공학과 교수는 “우주산업 시장은 굉장히 큰 시장인데 한국이 여태껏 진입하지 못하고 있었다”며 “발사체 기술 확보가 관건이었는데 이번에 그 과제를 해결했다”고 말했다. 류장수 AP위성 대표는 “위성을 적시에 쏠 수 있는 우주 주권을 확보했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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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리호는 한국이 독자적으로 개발하는 첫 우주발사체로 지구 저궤도에 1.5t급 실용위성을 쏘아 올릴 수 있는 3단형 발사체다. 2010년부터 2022년까지 총 1조9572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개발 중이다. 누리호의 1차 발사는 2021년 2월, 2차 발사는 2021년 10월로 예정돼 있다. 누리호를 완성하면 한국은 1993년 과학로켓인 KSR-1을 시작으로 KSR-2(1998년), KSR-3(2002년), 나로호(2013년), 엔진 시험발사체(2018년)를 거쳐 약 30년 만에 중대형 발사체를 갖게 된다.
고흥=윤신영 ashilla@donga.com / 송경은 동아사이언스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