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기업인]대양석유 조영문 회장
SK에너지 석유유통 협력사인 대양석유가 운영하는 경기 화성시 동탄의 드림주유소에 설치된 장난감 수거함을 고객이 살펴보고 있다. SK이노베이션 제공
주유소를 ‘기부의 장’으로 바꾸자는 아이디어는 조영문 대양석유 회장(72·사진)이 직접 냈다. 대양석유는 SK에너지의 석유유통 협력사로, 전국에 직영주유소 20곳, 임차주유소 17곳 등 총 37곳을 운영하고 있다. 20일 울산 북구의 대양석유 본사에서 만난 조 회장은 “SK가 경제적 가치뿐만 아니라 사회적 가치도 추구하는 정책에 맞춰 오랜 기간 관계를 맺어온 협력사로서 힘을 보탤 부분을 고민했다”고 말했다. 장난감은 아이들이 금방 싫증을 느껴 집에 방치되거나 폐기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조 회장이 직접 기부 품목으로 정했다. SK에너지는 올해 6월 주유소를 거점으로 한 C2C(Customer to Customer) 택배 집하 서비스 ‘홈픽’을 시작하며 주유소 네트워크의 새로운 가치 창출에 나서고 있다.
조 회장은 “장난감 수거함을 설치할 때만 해도 사람들의 큰 호응을 기대하진 않았다”고 털어놨다. 일반적으로 주유소는 ‘차에 기름 넣는 곳’일 뿐, 기부가 일어나는 공간이라는 개념은 없기 때문이었다. 결과는 정반대였다. 시행 20일 동안 울산 1개 주유소에 설치된 1.2m 높이의 장난감 수거함 두 개가 꽉 찼다. 조 회장이 더 놀랐던 건 사람들의 ‘자발성’이었다. “보따리에 장난감을 가득 담아 와서 기부하는 사람도 있었다. 장난감을 기부하면 세차 할인 쿠폰을 주는데 그것도 마다하고 기부만 하고 가기도 하더라”며 “작은 선행이라도 직접 실천하는데서 사람들이 기쁨을 느끼는 것 같다”고 했다.
울산=김재희 기자 jett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