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에게 행복이란 토끼 고기를 무는 감각의 즐거운 느낌과는 아무런 상관이 없는 것이다. 행복이란 불편함과 기쁨이 동시에 존재해도 이상할 게 없는 상태를 말한다.”
―마크 롤랜즈의 ‘철학자와 늑대’
황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
늑대가 토끼를 잡는 것은 사회과학 연구자인 내가 당장 연말까지 완성해야 하는 여러 편의 논문보다 더 중요한 과제다. 예상하지 않았던 숱한 어려움을 겪고 완성된 논문초고가 3명의 익명 심사위원의 동의로 학술지에 게재되기를 바라고 수개월 동안 진행된 보고서가 부디 별 탈 없이 완성돼 기금제공자의 마음에 들기를 바란다. 하지만 이런 바람은 성공과 실패라는 결과와 상관없이 내게는 의미가 있다. 본질적으로 성공과 실패는 결과물이고 사후적인 것이다. 행복은 이전에 이미 만들어진다.
누구나 행복을 원한다. 인간이 궁극적으로 도달해야 할 높은 가치다. 행복은 존재이자 살아가는 방식이다. 위 문구는 인생의 가장 어려운 순간에 가장 중요한 것을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전해준다. 가장 힘든 시간만이 가장 가치 있는 순간이다. 그리고 힘든 시간은 미래의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행복한 시간 역시 당신을 기다리고 있다.
황명진 고려대 사회학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