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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公 오지영 산삼같은 활약

입력 | 2018-11-15 03:00:00

리시브-디그 2위… 수비력 막강, 팀 기대밖 2위 고공행진 이끌어
“응원해 주세요, 일 한번 낼게요”






프로배구 여자부 KGC인삼공사 주전 리베로 오지영(30·사진)이 가장 좋아하는 애칭은 바로 ‘질식 디그’다. 몸을 사리지 않고 스파이크 등을 걷어내는 디그 플레이로 상대 공격수의 숨을 막히게 한다고 해서 팬들이 붙여준 별명이다. 올 시즌 오지영의 활약을 따져보면 아깝지 않은 찬사다. 14일 현재 오지영은 리시브(효율 58.54%), 디그(세트당 6.536개)에서 모두 여자부 2위를 달리고 있다. 두 항목을 합친 수비 부문에서도 2위(세트당 9.964개)다. 오지영의 수비벽에 힘입어 인삼공사도 2위에 오르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두고 있다.

오지영은 전화 인터뷰에서 “아직 시즌 초반이라 성적이 그렇게 나온 것일 뿐”이라며 손사래를 치면서도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저 공을) 잡을 수 있을까’라고 생각했던 게 올해는 ‘잡을 수 있어’로 바뀌었다. 생각의 차이가 변화를 만든 것 같다”고 말했다.

임의탈퇴로 한 시즌을 통째로 쉬었다가 지난 시즌 한국도로공사에서 인삼공사로 트레이드되며 복귀한 오지영이 풀타임 주전 리베로를 맡은 건 지난 시즌이 처음이었다. 당시 자유계약선수(FA)로 팀을 떠난 국가대표 리베로 김해란(34·현 흥국생명)의 빈자리를 메워야 했던 오지영은 “해란 언니만큼 하려고 욕심을 냈다면 더 힘들었을 거다. 스스로 실력을 인정하고 실수 없이 내 역할만 하자고 생각하다 보니 조금씩 내 템포를 찾았다”고 설명했다.

배구 코트에서 적지 않은 나이에도 여전히 주저 없이 김해란을 롤 모델로 꼽는 오지영은 “대표팀에서도 (후배) 나현정 리베로를 보고 많이 배웠다”며 매일 열린 자세로 코트 위에 선다. 원 포인트 서버로 뛸 당시 여자부 연속 서브 득점 신기록(5개)을 세우기도 했던 오지영은 “기록보다는 늘 코트에 목말라 있다. 팬들에게 좋은 리베로였다고 기억되기를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본격 순위 경쟁에 들어간 이번 시즌에 대한 자신감도 드러냈다. 팀 내 눈에 띄는 스타플레이어가 없다는 평가에 오지영은 “그런 시선들이 오히려 우리에겐 ‘한번 보여주자’는 자극제가 된다. (시즌 전) 컵 대회 우승이 운이 아닌 실력으로 일궈낸 거라는 걸 꼭 보여주겠다. 팬들과 함께 일 한번 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14일 경기에선 IBK기업은행이 인삼공사에 3-1(22-25, 25-18, 25-20, 25-22)로, 흥국생명이 현대건설에 3-0(25-18, 25-23, 25-20)으로 이겼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