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서울 영등포에서 마포로 출퇴근하는 직장인 신모(30)씨는 미세먼지가 심한 날에는 꼭 자가용을 이용한다. 버스, 지하철 등의 대중교통을 이용하면 그만큼 미세먼지를 더 많이 마시게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신씨는 “차를 이용하면 밖을 걸어다니지 않아도 되고 대중교통에 비해 밀폐된 공간이기 때문에 미세먼지로부터 안전할 것 같다”고 말했다.
11월에 접어들며 전국에 떨어진 초미세먼지 주의보로 출퇴근 시 자가용을 선택하는 직장인들이 늘고 있다. 하지만 차안도 안심할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8일 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연구 결과 초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조기 사망자 수는 1만1924명(2015년 기준)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세먼지로 인한 ‘심질환·뇌졸중’이 58%로 가장 많았으며 ‘급성하기도호흡기감염과 만성폐쇄성폐질환’이 각각 18%로 뒤를 이었다.
하지만 운전자들의 예상과 달리 단순히 차를 타는 것만으로는 미세먼지를 완벽하게 피할 수 없다. 차량 안에서 단순히 외부공기를 차단하는 것 외에도 별도의 관리를 해줘야 미세먼지로 인한 피해를 덜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운전자가 가장 먼저 신경 써야 할 부분은 자동차 공조장치 내부에 있는 에어컨 필터다. 이는 외부에서 차량 내부로 들어오는 공기를 걸러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에 에어컨을 사용하지 않는 봄·가을·겨울에도 주기적인 교체로 필터를 청결하게 관리해야 한다. 필터는 약 3개월 주기로 바꿔주는 것이 좋다.
미세먼지를 정화시킬 수 있는 기능이 탑재된 필터를 사용하는 것도 중요하다. 모든 필터가 미세먼지를 걸러내주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미세먼지의 위협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서는 PM2.5라고 적혀있는 필터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특정 제품의 경우 미세먼지를 99%까지 막아주는 경우도 있어 필터를 사용하지 않는 것에 비해 탁월한 먼지 차단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손병래 호남대 미래자동차공학부 교수는 “요즘 차들은 정화 기능이 있는 필터가 잘 탑재된 만큼 미세먼지를 걸러내는데 효과적”이라며 “미세먼지가 심한 날 그냥 길거리를 돌아다니는 것보다는 자가용을 이용하는 것이 훨씬 안전하다”고 말했다.
다만 손 교수는 “자동차가 미세먼지를 걸러내기 위해서는 꼼꼼한 관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차량 내부 관리가 잘 안 되면 곰팡이나 먼지가 쌓여 오히려 내부에서 더 안 좋은 공기를 마실 수 있다”며 “정화 기능을 위해 필터 등은 주기적으로 교체해주고 내부 세차에도 신경쓰는 것이 좋다”고 설명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