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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로정신대 할머니 “우리 恨도 풀어달라”

입력 | 2018-11-01 03:00:00

[대법 징용피해 배상 확정판결]미쓰비시 상대 항소심 첫 공판
재판부, 2주 앞당겨 12월 5일 선고… 법원계류 日기업 상대소송 14건




일제강점기 일본 미쓰비시중공업 근로정신대로 강제동원 피해를 당한 할머니들(앞줄)과 이들의 소송을 지원하는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31일 광주 동구 광주고법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일본 정부의 사죄와 배상 판결 즉각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광주=박영철 기자 skyblue@donga.com

“재판장님.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우리의 소원을 들어주세요.”

31일 오후 2시 광주고법 민사2부(부장판사 최인규) 심리로 열린 항소심 1회 공판에서 김재림 할머니(89)가 휠체어에 앉아 울먹이며 말했다. 김 할머니는 1944년 “공부를 시켜주고 돈도 벌게 해주겠다”는 일제의 거짓말에 속아 일본 미쓰비시중공업에서 강제노역을 했다. 김 씨처럼 일제강점기 당시 13∼14세 소녀들이 1년여 동안 일제의 혹독한 노동과 폭행에 시달린 피해자를 근로정신대라고 한다. 근로정신대는 강제징용 사례 중 가장 심각한 인권침해가 자행됐던 사례로 꼽힌다.

김 할머니 등 4명이 참여한 소송은 미쓰비시중공업 측의 소송 지연으로 4년이 걸렸다. 이 사건은 2014년 2월 27일 처음 제기됐다. 시민단체에 따르면 미쓰비시중공업 측은 “소송 서류에 법원 주차장이 좁으니 가급적 버스를 타고 법정에 오라는 안내가 일본어로 번역되지 않았다 등의 황당한 핑계를 들어 재판을 지연시켰다”고 한다.

재판부는 당초 예정된 선고 기일을 2주 앞당겨 12월 5일 오후 2시 이 사건 항소심을 선고하기로 했다. 근로정신대 피해자들이 2012년부터 2015년까지 세 차례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제기한 소송 중에 아직 확정된 사건은 없다.

현재 국내 법원에 계류 중인 일본 기업 상대 소송은 14건이다. 양금덕 할머니(87) 등 5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사건은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단을 앞두고 있다. 고(故) 박창환 할아버지의 장남 박재훈 씨 등 23명이 미쓰비시중공업을 상대로 낸 사건은 대법원 소부(小部)에 계류 중이다. 이 사건들은 지난달 30일 대법원 전원합의체 판결 취지대로 피해자들이 곧 승소할 것으로 보인다.

광주=이형주 peneye09@donga.com / 이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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