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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 공동으로 백두산에 화산관측소 세운다

입력 | 2018-10-26 15:25:00


남북이 공동으로 백두산에 화산활동을 감시하는 관측소 설립을 추진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6일 기상청에서 입수한 ‘한반도 신경제지도 구상에 따른 기상·기후·지진 분야 단기 및 중장기 협력과제’(안)를 토대로 이같이 밝혔다.

백두산은 화산이 언제든지 분출할 수 있는 ‘활화산’으로 분류된다. 화산 분출 시 주변에 끼칠 인명·재산 피해에 대비하고자 화산 관측소 설립이 추진되는 것이다. 이때까지 백두산 관련 화산 연구는 중국 주도로 진행됐다. 북한의 관측 기반이 취약해 남북 간 협력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돼왔다.

설 의원에 따르면 기상청은 조만간 백두산 화산활동 가능성을 진단하기 위해 남북 공동조사를 추진한다. 이후 단계별로 항구적인 관측기반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이다.

1단계로 지각 움직임을 관측할 수 있는 화산 관측 장비와 통신망을 구비해 공동 관측소를 운영하고 2단계로는 공동 관측소 안에 땅 속 마그마 움직임에 따라 미세변동이 일어나는 지구의 자기장을 측정할 장비와 화산가스 및 암석시료 분석 시설도 설치할 예정이다.

설 의원에 따르면 국내외 학자들은 백두산 분화주기를 100~200년 정도로 내다보고 있다. 역사서를 살펴보면 백두산은 고려시대 946년 대분화 이후 조선시대인 1413년, 1597년, 1668년, 1702년, 1898년에 분화했다. 기록상 마지막 분화는 1903년으로, 현재까지 115년간 분화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다만 백두산 천지에는 뜨거운 온천물이 올라오는 상황이다. 이에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다시 분화가 된다면 용암류와 자갈·돌멩이 등이 섞인 화산쇄설류에 의한 1차 피해와 화산재 확산에 따른 2차 피해가 예상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현재 기상청은 위성영상자료를 이용해 백두산 지표 온도와 천지 면적·수위를 분기별로 분석해 변화상을 파악하고 있다. 그러나 현지 관측자료 수집이 어려워 정확한 진단을 할 수 없는 상황이다.

반면 중국은 화산 폭발에 대비해 활발한 연구를 하고 있다. 중국은 1999년부터 백두산에 천지 화산 관측소를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백두산 반경 50㎞ 이내에 지반 움직임을 측정하는 GPS 관측점 16곳, 지진관측소 11곳, 화산가스 측정지점 3곳을 설치해 분화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설 의원은 “비정치적인 기상 분야에서의 인도적 협력을 통해 남북의 신뢰관계가 회복될 수 있다”면서 “기상 분야 업무 격차가 해소되면 자연재해 공동대응 등 상호 이익도 추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