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창용(왼쪽).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KIA 타이거즈가 베테랑 투수 임창용(42)을 방출시켰다. 후폭풍이 거세다. 팬들의 분노는 하늘을 찌른다. KIA는 “젊은 투수들이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이유를 댔다. 겉으로 듣기에는 꽤나 그럴 듯한 ‘리빌딩’ 핑계다. 그러나 자세히 들여다보면 앞뒤가 안 맞는다.
임창용은 올 시즌 37경기에서 5승5패4세이브4홀드 평균자책점 5.42를 기록했다. 불펜과 선발을 오가며 쉴 틈 없이 마운드에 올랐다. 포스트시즌 와일드카드결정전 엔트리에도 합류해 공을 던졌다. 시즌 마지막 순간까지 KIA가 기댄 투수는 바로 임창용이었다.
구단의 쓰임새가 떨어진 노장이 퇴출과 은퇴 종용 수순을 밟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올해의 임창용은 적어도 KIA에서 쓰임새가 떨어진 선수는 아니었다. 이번 KIA의 일처리는 일반적인 사례와는 분명 다르다. 한때는 ‘타이거즈 레전드’라고 실컷 이야기하던 선수를 쓰고 버린 꼴이다.
KIA가 수년 전부터 슬로건으로 내세운 키워드는 바로 ‘동행’이다. 함께 길을 간다는 뜻이다. 동행의 뜻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게 만든 행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