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최용수 감독. 사진제공|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1(1부 리그) FC서울은 역대 가장 우울한 시간을 보내고 있다. 올 시즌 정규리그 33라운드까지 마무리된 가운데 서울은 팀당 5경기씩 치를 스플릿 라운드 그룹B(7~12위)로 추락했다.
우승 경쟁은 일찌감치 실패했고 다음 시즌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출전권 경쟁에서도 밀렸다. 가장 두려운 강등권 사투에 직면했다. 이을용 감독대행이 떠난 자리를 채운 최용수 신임 감독이 지휘한 20일 제주 유나이티드 원정에서 0-1로 패한 서울은 8승11무14패(승점 35)로 9위에 랭크됐다.
2012년 도입된 스플릿 라운드에서 서울이 그룹B로 내려앉은 것은 이번이 처음으로 이제는 ‘절대 1강’ 전북 현대만이 하위 리그를 경험하지 않은 팀으로 남게 됐다. K리그2(2부 리그)로 자동 강등되는 순위인 12위에 랭크된 인천 유나이티드(승점 30)와의 간극이 멀지 않다. 두 경기 결과로 꼴찌까지 추락할 수도 있다.
당연히 내부 분위기도 엉망이다. 흔들리는 선수단의 중심을 잡아줘야 할 일부 베테랑들은 팀이 패배한 날, 개인적인 행사에 참여해 논란을 일으켰다. 출전명단에서 제외된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는 건 납득할 수 있으나 공개적인 자리에 나선 모습은 아쉽다.
당연히 타 팀도 더 이상 서울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한 때 서울월드컵경기장은 ‘원정 팀의 무덤’으로 포장될 정도로 상대에게는 큰 위협을 줬지만 유감스럽게도 지금은 아니다. 서울이라는 가장 큰 시장을 보유했음에도 팀 성적에 따라 홈 관중도 꾸준히 하락세다.
한 현장 지도자는 “한 번 흐름이 꺾이면 반전이 쉽지 않다. 이미지가 생명인 기업구단은 강등을 더욱 두려워한다. 부산 아이파크도 한참 K리그2에서 헤매고 있다. 서울도 안심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