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보험 적용되는 수면다원 검사 비용 10만 원대로 부담 확 줄어 센서 달고 밤새 수면 상태 관찰, 코골이와 호흡곤란지수 등 측정 결과에 따라 수술-양압기 처방… 양압기 대여도 보험 적용돼 저렴
15일 본보 조건희 기자가 수면장애 전문 클리닉인 서울 강남구 코슬립수면의원에서 수면장애 여부를 가려주는 ‘수면다원 검사’ 장치를 몸에 달고 의료진의 설명을 듣고 있다. 이 검사는 7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돼 환자의 부담이기존 70만∼100만 원에서 11만∼14만 원으로 줄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수면무호흡증에 대한 전문의들의 설명은 이렇다. 자는 동안 연구개(입천장 안쪽 부드러운 부분)나 혀가 숨길을 막아 코를 골다가 호흡이 멎는 증상이 반복된다. 잠을 제대로 못 자 피로가 쌓인다. 혈중 산소농도가 떨어져 심장이나 폐의 혈관에 문제가 생긴다. 두통은 물론이고 심하면 치매까지 생길 수 있다. 고혈압이나 뇌질환으로 악화될 우려도 있다.
이날 바로 수면다원 검사를 받았다. 검사는 하룻밤 내내 진행된다. 오후 9시 반경 머리와 가슴, 다리 등 곳곳에 센서를 달고 손가락 끝에 산소포화도 측정기를 착용했다. 몸에 연결된 전선이 30개가 넘었다. 이 상태로 잠들면 코를 얼마나 골았는지, 숨이 멎은 시간이 얼마나 되는지 기록된다. 그 모습을 의료진이 밤새워 폐쇄회로(CC)TV로 지켜본다. 자세가 심하게 흐트러지거나 센서가 떨어지면 조용히 와서 바로 잡아준다.
검사 결과 기자는 잠들어 있던 320분 중 19분(5.9%) 정도 코를 골았고 총 4110회의 호흡 중 288회(6.5%)가 원활하지 않았다. 이를 토대로 계산된 호흡곤란지수(RDI)는 4.5점이었다. 불면증 증상과 함께 RDI가 5점 이상을 기록하면 수면무호흡증으로 확진된다. 기자는 다소 코를 골지만 치료가 필요한 정도는 아니라는 뜻이다.
왜 평소에 자다가 자꾸 깨는 걸까. 신홍범 코슬립수면의원 원장은 “평소 머리맡에 스마트폰을 두고 잠들기 직전까지 웹서핑 등을 하는 습관이 ‘수면 위생’을 해쳤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침대 근처에는 알람시계도 치우는 게 숙면에 좋다. ‘반드시 몇 시까진 잠들어야 한다’는 강박도 오히려 잠을 방해할 수 있다.
코골이 수술로도 해결되지 않을 땐 양압기를 쓴다. 양압기를 코에 걸고 자면 숨을 들이마실 때 자동으로 바람을 불어넣어줘 숨구멍이 열린다. 안경 도수처럼 사람마다 맞는 압력이 달라 사용 전 꼭 검사를 해야 한다. 수면무호흡증으로 확진되면 양압기 대여에도 건강보험이 적용돼 월 1만7800원만 내면 쓸 수 있다. 기자가 시험 삼아 양압기를 쓰고 누워서 숨을 쉬어보니 훨씬 편했다.
신 원장은 “환절기엔 비염 등 코막힘 때문에 일시적으로 코골이가 심해질 수 있지만 오래 지속되면 꼭 수면클리닉을 찾아 검사를 받아보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조건희 기자 bec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