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 21일 정기연주회 앞두고 연습 매진
9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서울주교좌성당에서 창작 공연 ‘샐러리맨 칸타타’를 연습 중인 시민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 단원들. 창단 이후부터 지금까지 ‘음악이있는마을’을 이끌어 온 홍준철 지휘자는 “한국어의 아름다움을 합창으로, 그리고 세계로 알리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며 “본연의 노래가 이렇게 하나씩 쌓이다 보면 이른 시일 안에 서양 음악처럼 역사가 될 것”이라고 했다. 음악이있는마을 제공
한글날이었던 9일 서울 중구 대한성공회서울주교좌성당에서 진행된 시민합창단 ‘음악이있는마을’의 연습 현장에는 우리말로 된 칸타타(바로크 시대 성악 형식의 한 종류)가 울려 퍼졌다. 60여 명의 합창단원이 신입사원 면접 장면을 묘사한 곡 ‘면접번호 십육번’을 연습하고 있었다. 합창단이 취업준비생 역할의 남자 테너에게 ‘졸업하고 3년짼데 성적도 안 좋고 그동안 뭘 했느냐’며 다그쳤다. 단원들은 앉아 있던 의자가 들썩일 정도로 손가락질하며 ‘하하하’ 비웃는 연기까지 선보였다. 노래가 끝나자 모두 참았던 웃음을 터뜨렸다.
지난해 정기공연 모습.
프로그램에는 ‘샐러리맨 칸타타’ 외에도 안 작곡가의 기존 작품 중 공연 주제에 맞는 곡들이 포함됐다. 어지러운 속세를 떠나 마음을 달랬던 고려시대 가요 ‘청산별곡’에서 모티브를 얻은 ‘살어리 살어리랏다’ ‘이링공 저링공하여’ 등이다. 이어지는 ‘햇빛 엔딩’ ‘씨앗’ ‘지란지교를 꿈꾸며’는 안 작곡가의 ‘위로의 노래 시리즈’다.
연습 현장에서 만난 안 작곡가는 “역사적 인물이나 영웅이 주인공인 다른 칸타타와 달리, 피부에 와 닿는 우리 사회를 소재로 곡을 만들었다”며 “우리 이야기로 된 노래를 직접 부르고 또 들려주면서 위안을 주는 공연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2만∼5만 원.
조윤경 기자 yuniq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