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재단 신임 이사장에 취임한 유시민 전 보건복지부 장관은 15일 “임명직 공무원이 되거나 공직 선거에 출마하는 일은 제 인생에 다시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 신임 이사장은 이날 오전 10시 서울 마포구 노무현재단 회원카페 ‘한다’에서 열린 이해찬 전 이사장 이임식 겸 취임식에서 “저는 지난 5년 동안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았다. 제가 원해서 선택한 삶인 만큼 앞으로도 글 쓰는 사람으로 살아가려 한다. 저는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을 조금 덜어 재단 이사장 활동에 쓸 생각”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유 신임 이사장의 취임을 두고 정치권 안팎에서는 그의 정계복귀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노무현재단 이사장은 보수 없이 일하는 비상근직이기 때문이다. 유 신임 이사장의 발언은 이러한 추측들을 불식시키기 위함인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2013년 정계 은퇴 당시와 달라진 것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당시 정치를 그만뒀을 때와 똑같다. 달라진 것 없고 상황을 그대로 살고 싶은 대로 살려고 그런다”고 답했다.
유 신임 이사장은 이사장직 수락 이유에 대해서는 “개인적으로 저도 언젠가는 재단에서 봉사할 때가 올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런데 생각보다 이른 시기에 권유를 받았고 여러 상황을 보니 제가 안 맡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안 맡을 수 없는 상황’에 대한 질문에는 “노 전 대통령을 생각할 때 이 분이 생전에 속한 정파를 넘어 역사 속에서 국민의 지도자로 받아들여질 수 있도록 재단을 운영해야겠다는 것이 저의 소박한 소망이고 재단 설립 목적이기도 하다. 그래서 맡은 것”이라며 “저는 시간에 메인 데가 없어서 이 시기에는 제가 맡는 게 도리겠구나 생각했다”고 답했다.
직전 이사장으로 이날 이임식을 동시 진행한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정계복귀 가능성에 선을 그은 유 신임 이사장을 거들었다.
이 대표는 그러면서 “유 작가는 노 전 대통령을 모시고 가치와 철학을 가장 잘 실천하는 공직 생활을 하고 지금은 자유분방한 생활을 했는데 무거운 자리를 물려줘 죄송하다”고 덧붙였다.
유 신임 이사장은 이날 취임식에서 노무현재단 운영 계획과 포부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내년 노 전 대통령 서거 10주기를 맞아 재단의 활동이 우리 사회의 더 나은 미래에 대한 희망을 만들고 시민의 정치 참여와 사회적 연대를 확장하는데 기여할 수 있도록 모든 분들의 뜻과 지혜를 모아 나가겠다”며 “봉하마을 노 대통령 기념관과 서울 노무현 센터 건립사업도 계획대로 잘 추진하겠다”고 전했다.
서거 10주기를 맞는 계획과 관련해서는 “지난 10년 동안은 추모하고 애도하고 위로하는 것이 재단의 굉장히 중요한 기능이었다”면서도 “이제 노무현이 그런 것처럼 정파의 울타리 넘어 민주주의와 한반도 평화번영을 원하는 분이면 누구나 기꺼이 껴안을 수 있도록 발전시킬 것이다. 그런 쪽으로 재단 활동을 펼치겠다”고 했다.
그는 또 남북교류 등 남북관계 사업에 대해 “노 전 대통령이 10·4 선언을 했기 때문에 재단 차원에서도 정서적으로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작은 기여를 할 수 있지 않을까 한다”며 “민간 영역에서 거들 수 있는 일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유 신임 이사장은 끝으로 “제가 ‘사람사는 세상 노무현재단’의 이사장이라는 중책을 감당하기에 능력은 부족하지만 노 전 대통령께서 민주주의와 한반도의 평화 번영, 그리고 사회정의를 실현하려고 노력했던 대한민국의 지도자로 국민의 마음에 들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한편 노무현재단 이사장 이임식과 취임식을 마친 이 대표와 유 신임 이사장은 이날 오후 경남 봉하마을에서 노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한 뒤 노 전 대통령 부인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계획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