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미 비핵화 협상]폼페이오, 도쿄-평양-서울 숨가쁜 하루
○ 김정은 어깨에 손까지 얹은 폼페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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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체적인 비핵화 진전을 이뤄내야 한다는 압박 속에 이뤄진 폼페이오 장관의 이번 방북에는 스티븐 비건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가 처음으로 동행했다. 앨리슨 후커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한반도 담당 보좌관, 패트릭 머피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 대행, 성 김 주필리핀 대사와 앤드루 김 CIA 코리아미션센터장도 함께했다. 비건 대표 합류로 완성된 트럼프의 대북 협상팀이 총출동한 셈이다.
회담에 동석한 북측 인사로는 김영철 통일전선부장과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일전선책략실장,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 김정은의 집사로 통하는 김창선 국무위원회 부장 등이 카메라에 잡혔다. 특히 김영철은 비건 대표와 나란히 오찬 헤드테이블에 앉아 여전한 무게감을 과시했다. 미국이 군 출신의 강경파인 김영철 대신 외교관인 리용호 외무상으로 협상 카운터파트 교체를 원한다는 메시지를 재차 전달했음에도 북한은 앞으로도 당분간은 김영철을 통해 협상을 이어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 것으로 보인다.
○ 트럼프의 새로운 대북협상팀 남북한 총출동
어스름이 깔린 오후 5시 13분. 평양을 떠난 폼페이오 장관의 전용기가 미 공군 오산기지에 도착했다. 해리 해리스 주한 미국대사의 영접을 받으며 청와대로 직행한 그는 오후 6시 56분 문재인 대통령을 예방하고 김정은과의 면담 결과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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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신없이 이어진 일정 속에서도 폼페이오 장관은 트위터를 통해 평양에서의 회담 결과를 공유하기도 했다. 그는 오산기지에 도착한 직후 비행기 안에서 자신의 트위터에 김정은과 찍은 사진과 함께 “우리는 (올해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합의에 대해 계속 진전을 이뤄가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그는 북한을 향해 “나와 국무부 팀을 환대해 줘서 고맙다”며 감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그는 트위터에 글을 올리기 전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에게 방북 결과를 전했다고 동행한 미국 측 관계자들이 전했다.
한미 양측은 이날 공유된 내용들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로 말을 아꼈다. 폼페이오 장관은 평양으로 출발하기에 앞서 동행한 CBS 기자가 미국의 상응 조치에 대해 묻자 “협상의 구체적 내용에 대해 말하지 않겠다”는 말을 반복했고, ‘미국이 추가 조치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는 “이상한 방식으로 질문한다”고 받아치기도 했다.
이정은 lightee@donga.com·신나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