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권 “못할 것 없다” 반응 속 한국당은 “뜬금없다” 국회 “못할 이유 없지만 정당·국민 의견 모아봐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9일 밤 평양 5.1 경기장에서 열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뒤 평양 시민들 앞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이정미 정의당 대표가 제안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국회 연설’ 추진 제안에 정당별로 상반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이 대표는 전날(1일) 국회에서 진행된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시 ‘국회 연설’을 추진하자”며 “북한의 최고지도자가 사상 최초로 대한민국 국회에서 연설하게 된다면, 그 무엇보다 강력한 비핵화 선언이자 한반도 평화의 중대한 걸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의 제안에 2일 정치권은 대체로 김 위원장이 국회 연설을 “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다만, 자유한국당은 이 대표의 제안에 대해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하태경 바른미래당 의원은 전날 대정부질문에서 “저는 (김 위원장이) 국회에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국회에 오라고 우리가 불러야 한다”면서 “김 위원장도 국회에 연설하고, 우리나라 제1야당 대표도 최고인민회의 때 연설해 달라고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민주평화당 관계자 또한 “하 의원의 발언처럼 국회 연설 추진을 못할 이유가 없다”고 전했다.
그러나 한국당에서는 아직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일정도 확정 안 됐는데, 벌써부터 국회 연설 추진 논의를 하는 것은 “뜬금없다”고 밝혔다.
이양수 한국당 원내대변인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다만) 예를 들어서 김 위원장이 핵 리스트를 제출하고, 핵사찰을 받고, 비핵화 의지를 실질적으로 보여준다면 검토할 수도 있는 것”이라며 “(그러나) 아직 (북한이) 아무것도 안 하고 신뢰를 못 주는 상태에서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처럼 여야의 반응이 갈리는 가운데, 국회 측은 김 위원장 국회 연설 가능성에 대해 각 정당과 국민의 의견을 모은 뒤 판단할 사안이라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국회 관계자는 통화에서 “일단 원내교섭단체대표들이 합의를 해야 할 것 같다”면서 “물론 또 여론도 살펴야 되고, 각 당의 분위기와 입장 등이 모아진 뒤 얘기가 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다만 “북한과 특수 관계이기는 하지만 유엔에 가입한 독립 국가이기도 하고, 하고자 하면 특별히 못할 이유도 없을 것”이라며 “청와대에서 공식으로 초청해서 행사하는 마당에 국회라고 못할 이유는 없지 않느냐”고 덧붙였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