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국영웅 64위 어떻게 돌아왔나 미군, 1996년부터 北과 유해발굴 동양계 다수 나오자 한국에 알려… 올해 샘플 넘겨받아 DNA 조사 유족 DNA 시료 있어야 신원확인
‘전투기 호위’ 예우 갖춰 봉환 지난달 30일 공군 F-15K(위쪽 2대)와 FA-50 편대가 호국 영웅의 유해 64위를 봉환하는 우리 공군 특별 수송기(앞)가 영공에 진입하자 이를 호위하며 경기 성남시 서울공항까지 비행하고 있다. 공군 제공
○ 장진호 전투 등에서 전사한 호국영웅들
미국은 1996∼2005년 함경남도 장진과 평안남도 개천 지역에서 북한과 유해 공동 발굴 작업을 벌였다. 두 지역은 장진호 전투(1950년 11월 26일∼12월 11일) 등 6·25전쟁 때 주요 격전이 벌어진 곳. 장진호 전투에서 미 해병 1사단은 영하 40도의 혹한 속에서 중공군과 사투를 거듭하면서 철수하다 부대원의 절반(7000여 명)을 잃었다. 장진호 전투는 제2차 세계대전의 스탈린그라드 전투와 함께 세계 2대 겨울 전투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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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PAA는 동양계 유해가 확인될 때마다 미군과 함께 싸우다 전사한 한국군일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관련 내용을 우리 군 유해발굴감식단에 알려왔다. 앞서 2012년에도 장진호 전투에서 미군에 배속돼 싸우다 전사한 한국군 카투사 유해 12위가 귀환한 사례가 있었다.
올 들어 관련 작업에 가속도가 붙었다. 우리 군 유해발굴단은 1∼3월 DPAA에서 동양계 유해 70여 구의 샘플(220여 개)을 항공편으로 제공받아 정밀감식 작업을 벌였다. DNA 감식으로 인종과 성별, 나이 등을 판별한 뒤 법의학 감식으로 사망 원인, 시기 등을 파악하는 순서로 진행됐다. 그 결과 유해 64위를 국군용사로 잠정 결론내린 뒤 우리 감식팀을 DPAA로 보내 합동 감식을 벌여 9월 초 이를 최종 확인했다. 나머지 6, 7구의 유해는 추가 감식을 거쳐 국군 전사자 여부가 가려지게 된다.
○ 신원 확인 위해선 유족 DNA 확보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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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유족이 제출한 DNA 시료가 없으면 신원 및 유족 확인에 상당한 시간이 걸릴 가능성이 높다. 이학기 국방부 유해발굴단장(육군 대령)은 “국군 전사자의 신원을 확인하기 위해선 유족의 DNA 시료 13만3000여 개가 필요한데 현재 확보한 시료는 3만4000여 개”라며 “유족들의 협조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