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첫 철도통합무선망 구축 부산지하철 1호선 가보니
지난달 28일 부산 부산진구 부산교통공사 운행관제센터에서 직원들이 철도통합무선망(LTE-R) 단말기와 모니터를 통해 열차 내부 객실 상황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지난달 28일 찾은 부산지하철 1호선 노포역 차량기지에서는 재난 발생 시 LTE-R가 어떻게 골든타임을 확보하는지 시연이 열렸다. 승객이 객실 비상전화로 기관사에게 화재 발생 사실을 알리자마자 기관사실 스크린은 해당 객실의 폐쇄회로(CC)TV 화면으로 전환됐다. 같은 시간 범내골역 종합관제센터는 같은 화면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며 운행 중인 다른 열차들에 운행 중지를 명령하는 안내방송을 보냈다. 관제센터는 상황의 중대성을 판단해 기관사와 역무원에게 현장체크를 지시했다. 해당 직원들은 관제센터와의 영상통화를 통해 CCTV 사각지대까지 송출하며 화재 진압 상황을 생생하게 전달했다.
SK텔레콤 직원이 부산지하철 1호선 기관사실에 설치된 LTE-R 단말기 기능을 시연하는 모습. LTE-R 단말기는 동영상 전송과 그룹통화, 객실 안내방송 등 다양한 기능을 수행할 수 있다. SK텔레콤 제공
영상 공유 시스템은 시설물 관리에도 도움이 된다. 정만수 부산교통공사 통신설비관제팀장은 “과거 노하우를 가진 베테랑 직원이 현장 출동 직원에게서 상황을 말로만 듣고 지시해 복구 시간이 길었는데 이제 영상을 볼 수 있어 상황 파악이 빨라졌다”고 말했다. 사물인터넷(IoT) 센서로 역사 온습도, 미세먼지, 에스컬레이터 진동과 레일 온도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도 있다. SK텔레콤은 부산지하철 외에도 김포도시철도, 동해 남부선, 서울 하남선 등 4곳에서 LTE-R 사업을 진행 중이다.
국토교통부는 2027년까지 전국 철도망을 LTE-R로 교체할 계획이다. 현재 경부고속철도를 비롯해 전체 사업 중 90%가 남아 있는 상태다. LTE-R는 앞으로 구축될 재난안전통신망과 연동할 수 있어 경찰, 소방 등 구조요원이 단말기와 상관없이 LTE-R 구축 차량에서 안전한 통화를 할 수 있게 한다. 정부는 2020년까지 재난 대응용 단일 무선 통신망인 재난안전통신망을 전국에 구축할 계획이다. 총 1조7000억 원 규모의 재난안전통신망 사업자 선정 심사는 이달 중 진행된다.
부산=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