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A투어 코리아오픈 여자복식에서 한국 선수로는 14년 만에 우승한 최지희(왼쪽)와 한나래.
최지희와 한나래는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테니스코트에서 열린 국내 유일의 WTA투어 대회인 코리아오픈 복식 결승에서 대만의 친 자매 선수인 셰쑤웨이-셰수잉 조를 2-0(6-3, 6-2)으로 완파했다.
WTA 투어 대회 복식에서 한국 선수가 우승한 것은 2004년 이 대회에서 전미라-조윤정 이후 14년 만에 사상 두 번째다. 당시 최지희와 한나래는 10세 전후의 초등학생이었다.
제15회 코리아오픈 복식 우승을 합작한 한나래(왼쪽)와 최지희.
복식 본선 출전 자격이 없어 와일드카드로 본선 무대를 밟은 최지희와 한나래는 강호들을 연파한 끝에 한국 테니스 역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경기 후 최지희는 “파트너인 한나래 선수가 감기로 몸상태 나빴는데도 4강, 결승에서 너무 잘 해줘 고맙다. 우승하고 나니 더 잘해야겠다는 의욕이 생긴다. 내년에 꼭 타이틀 방어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한나래는 “13년 전 주니어 시절 볼키즈를 했던 코리아오픈에서 우승한 게 믿어지지 않는다. 상상하던 일이 현실이 됐다”고 기뻐했다.
대회 도중 감기에 걸려 잠도 제대로 잘 수 없던 한나래는 도핑 테스트 때문에 약도 제대로 먹을 수 없어 비타민에 의지한 채 코트에 나선 끝에 영광의 주인공이 됐다. 한나래는 “테니스는 정신력의 스포츠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했다”고 말했다.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박용국 단장(오른쪽)과 김동현 테니스부 감독.
앞서 열린 단식 결승에서는 세계 12위 키키 베르턴스(27·네덜란드)가 세계 53위 아일라 톰리아노비치(25·호주)를 2-1(7-6<2>, 4-6, 6-2)로 누르고 우승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