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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윤선, 석방은 됐지만…남은 형량·재판·수사 ‘첩첩산중’

입력 | 2018-09-22 09:37:00


 조윤선(52)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22일 석방됐다. 올해 1월 법정구속된 지 8개월 만이다.

이날 새벽 0시께 수감 중이던 경기 의왕시 서울구치소를 나온 조 전 장관은 취재진에게 “아직 재판이 남아있다. 성실히 임하겠다”는 말만 남긴 뒤 대기 중이던 차량을 타고 현장을 떠났다.

조 전 장관이 언뜻 내비친 것처럼 석방 후에도 앞날은 ‘산 넘어 산’이다.

이번 석방은 일명 ‘블랙리스트’로 불리는 문화계 특정단체 지원배제 혐의(직권남용) 등에 대한 구속 기한이 만료돼 대법원이 직권으로 구속취소 결정을 내리면서 이뤄졌다.

대법원은 블랙리스트 사건을 대법관 전원이 참여하는 전원합의체에 회부했고, 구속 기한 안에 사건 심리를 끝낼 수 없다고 보고 이 같은 결정을 내린 것이다.

조 전 장관은 블랙리스트 2심에서 징역 2년을 선고받았기 때문에 대법원 전원합의체 결과에 따라 다시 남은 형기를 채우기 위해 구속될 수 있다.

여기에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에게 보수단체 지원을 강요한 ‘화이트리스트’ 사건 1심 선고공판이 불과 엿새 뒤인 이달 28일이다.

검찰은 지난달 31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8부(부장판사 최병철) 심리로 열린 조 전 장관,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등의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등 혐의 결심공판에서 조 전 장관에 대해 징역 6년에 벌금 1억원, 추징금 4500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구한 상황이다.

조 전 장관에 대한 이 같은 구형은 징역 기간의 경우 함께 기소된 피고인 9명 중 현기환 전 청와대 정무수석(징역 7년·벌금 11억원·추징금 3억원) 다음으로 길다. 김 전 실장 구형은 징역 4년이다.

이는 조 전 장관이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특가법상 뇌물) 혐의도 함께 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2014년 9월부터 2015년 5월까지 이병기 전 국정원장, 추명호(이상 구속) 전 국정원 국익정보국장으로부터 매월 500만원씩 합계 45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는다.

특가법상 수뢰액이 3000만원 이상 5000만원 미만인 경우 법정형은 5년 이상의 유기징역이고, 대법원 양형기준으로는 기본이 징역 3년~5년, 감경 2년6개월~4년, 가중 4년~6년이다.

조 전 장관 측은 재판 과정에서 이 돈이 “(정치적) 사제 지간으로서 받은 격려금”이라며 뇌물 구성 요건인 ‘직무 현안 대가’가 아니어서 무죄라는 주장을 펼쳤다.

조 전 장관은 2015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전경련을 압박해 정부정책에 적극 동조하는 31개의 특정 보수단체에 지원금 35억 원 상당을 지급하게 한 화이트리스트 혐의(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및 강요)를 함께 받는다.

여기에 조 전 장관은 검찰 수사가 진행 중인 사법농단 사태에서도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서울중앙지검 수사팀(팀장 한동훈 3차장검사)은 지난 19일 이 사건과 관련해 조 전 수석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했는데, 그는 2014년 10월 김 전 실장 공관에서 열린 2차 ‘회동’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회동에는 김 전 실장을 비롯해 박병대 법원행정처장, 윤병세 외교부 장관, 황교안 법무부 장관, 정종섭 행정안전부 장관 등이 참석해 강제 징용 피해자 사건 처리 방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향후 수사에 따라 조 전 장관 역시 이들과 함께 검찰 ‘레이더망’ 안으로 들어오게 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순 없는 것이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