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박3일 평양 남북정상회담 시작 노동당 청사서 2시간 첫 회담 金 “北-美 새 진전 나올거라고 생각했는데… 역풍속 손 잡아야” 文대통령 “이젠 결실 맺을 때”
남북정상 첫 동반 카퍼레이드 문재인 대통령이 18일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공식 환영행사를 마친 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함께 북측의 오픈카에 탄 채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면서 평양 시내 카퍼레이드를 하고 있다. 남북 정상이 나란히 서서 카퍼레이드에 나선 것은 처음이다. 두 정상은 이후 백화원 영빈관으로 가는 30여 분 동안 배석자 없이 ‘깜짝 환담’을 가졌다. 6월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 당시 김정은 전용차를 운전했던 ‘1호 운전사’가 이날 운전대를 잡은 것으로 보이며 조수석엔 주영훈 대통령경호처장이 앉았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3시 45분부터 2시간 동안 북한 조선노동당 본부 청사에서 김정은과 정상회담을 가졌다. 김정은의 공식 집무실이 있는 노동당 청사에서 남북 정상이 만난 것은 처음이다.
김정은은 회담 모두 발언에서 “문 대통령이 역사적인 조미 대화, 조미 수뇌상봉(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의 불씨를 찾아내 잘 키워줬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김정은이 19일 회담에서 종전선언을 조건으로 일부 진전된 비핵화 조치를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럽게 흘러나오고 있다.
김정은은 노동당 본부 청사 로비에 미리 나와 문 대통령을 영접했다. ‘북한 2인자’로 꼽히는 최룡해 노동당 조직지도부장 등과 악수를 한 문 대통령은 방명록에 ‘평화와 번영으로 겨레의 마음은 하나’라고 썼다. 앞서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10시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해 김정은의 영접을 받으며 2박 3일의 평양 정상회담 일정을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김정은과 북한 의장대를 사열하고 함께 평양 여명거리에서 카퍼레이드를 펼친 뒤 숙소인 백화원 영빈관으로 이동하며 ‘깜짝 밀담’을 나누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백화원 영빈관까지 안내한 김정은에게 “판문점의 봄이 평양의 가을로 이어져 이제는 정말 결실을 맺을 때”라고 했다. 이에 김정은은 “더 빠른 걸음으로 더 큰 성과를 내자”고 답했다. 남북 정상은 19일 오전 한 차례 더 정상회담을 한 뒤 공동기자회견을 가질 예정이다.
평양=공동취재단·문병기 기자 weapp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