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O.T.가 17년 만에 처음 재결성 무대를 선보였던 올 2월 MBC ‘무한도전 - 토토가3’ 출연 당시 모습. 사진제공|MBC
■ 17년 만의 H.O.T. 콘서트 ‘암표’ 극성
티켓 오픈하자마자 8만석 매진
20대 함께한 40대가 예매 50%
SNS 등 고가 양도 게시물 속속
불법거래 땐 고소 등 강력 조치
1세대 아이돌그룹 H.O.T.가 17년 만의 콘서트를 앞두고 ‘암표와의 전쟁’을 선포했다.
멤버들은 이 같은 사실을 인지하고 공연주최사와 논의해 암표 거래에 법적 조치까지 고려하는 단호한 대처로 대응키로 했다. 오랜 시간 포기하지 않고 한결같이 기다려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보답하기 위해서다.
멤버 측 한 관계자는 9일 “인터넷 각종 게시판을 비롯해 SNS, 콘서트 입장권 중고거래 사이트 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있다. 암표 등 불법 거래가 확인되는 경우 예매 좌석을 모두 취소하고 고소 조치까치 취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콘서트는 오로지 팬들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매크로)프로그램이나 부정한 방법을 이용해 선점한 좌석을 되파는 행위로 팬들이 피해를 봐서는 절대 안 된다”며 “취소분에 한해 2차 예매를 실시하겠다”고 말했다.
H.O.T. 팬들도 ‘암표를 사지 말자’는 자정 활동을 시작했다. 팬들은 8일부터 ‘암표 사절’ 영상을 SNS로 공유하면서 “우리가 처음 이끌었던 팬 문화. 하얀 천사들의 아름다운 팬 문화를 다시 보여줄 때 바로 지금”이라고 호소했다.
H.O.T.가 다른 재결합 그룹과 달리 새 음반 발표나 방송활동 없이 콘서트만 진행한다는 점에서 40대 팬들이 “오빠들을 볼 유일무이한 기회”라며 대거 몰린 것으로 보인다.
멤버들은 콘서트가 한달도 채 남지 않은 상태에서 콘서트를 전격적으로 결정한 까닭에 밤샘 연습도 마다지 않고 있다. 3시간가량 진행되는 두 차례 콘서트를 위해 히트곡을 재편곡하는 한편 춤 연습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토니안, 강타, 문희준, 장우혁, 이재원 등 5명으로 이뤄진 H.O.T.는 1996년 데뷔해 ‘캔디’ ‘행복’ ‘위 아 더 퓨처’ 등을 히트시켰고, 2001년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 콘서트를 끝으로 해체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