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경기 용인에 위치한 써닝포인트 CC에서 열린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with KFC‘ FR 우승자 정슬기가 인터뷰 도중 어머니 이야기를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사진제공|KLP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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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늘에서 딸을 보고계실 어머니께 우승을 바치고 싶다.”
눈물의 사모곡이었다. ‘무명 신예’ 정슬기(23·휴온스)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에서 생애 첫 우승을 거두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9일 경기도 용인시 써닝포인트 컨트리클럽(파72·6622야드)에서 열린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총상금 5억원·우승상금 1억원) 최종라운드에서 치열한 선두 경쟁 끝에 10언더파 206타로 정상을 밟았다.
생애 첫 승까지는 숱한 우여곡절이 따랐다. 김지영2(22·SK매직)와 조정민(24·문영그룹), 배선우(24·삼천리) 등 쟁쟁한 선수들과의 엎치락뒤치락 경쟁이 마지막까지 펼쳐졌다. 결국 승자는 18번 홀에 가서야 가려졌다. 4번 홀과 10·12·14번 홀 징검다리 버디로 단독선두로 올라선 정슬기는 16~17번 홀 보기로 주춤했지만 18번 홀에서 파를 기록하고 1타차 우승을 확정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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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년 1부투어 데뷔 이후 3년 만에 우승을 맛본 23살 신예는 그러나 어머니의 이야기가 나오자 참아왔던 눈물을 흘렸다. 정슬기는 “중학교 때 어머니께서 췌장암 투병을 하셨다. 1년 가까이 고생을 하시다가 하늘나라로 떠나셨다. 비록 지금 어머니가 옆에 계시진 않지만 첫 우승을 보고계시다고 믿는다. 빨리 트로피를 들고 어머니께 인사를 드리러 가고 싶다”며 눈물을 쏟았다.
9일 경기 용인에 위치한 써닝포인트 CC에서 열린 ‘KG-이데일리 레이디스 오픈 with KFC‘ FR 우승자 정슬기(왼쪽)가 아버지와 함께 우승 트로피 들고 포즈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LPGA
어릴 적 아버지가 집에서 운영하던 양어장 구석에 연습기구와 매트를 마련해준 덕분에 골프를 시작했다는 정슬기는 “내 꿈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진출이었다. KLPGA 투어에서 계속 좋은 성적을 내 꼭 꿈을 이루고 싶다”고 덧붙였다.
용인|고봉준 기자 shutou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