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재 대표팀 감독 사표 수리, 두 아들 발탁 뒤 “책임지겠다” 亞경기 금메달 놓치자 퇴진
대한민국농구협회는 ‘4일 허재 감독이 사의를 표명해 이를 수리했다’고 5일 밝혔다. 2016년 6월 농구대표팀 전임 감독으로 선임됐던 허 감독의 임기는 내년 2월까지였다. 당장 13, 17일 치를 2019 국제농구연맹(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 2경기 요르단, 시리아전은 김상식 코치가 감독 대행을 맡는다.
당초 허 감독은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 목표로 삼았던 2회 연속 금메달 달성에 실패한 책임을 지고 물러날 생각이었다. 다만 농구 월드컵 예선이 눈앞으로 다가온 만큼 두 경기를 마친 뒤 지휘봉을 놓으려 했다. 농구협회도 아시아경기를 마친 대표팀이 귀국한 4일 오전 경기력향상(경향)위원회 회의를 열고 농구월드컵 아시아 예선에 나설 선수 12명의 명단을 허 감독에게 전달했다. 이번 아시아경기에 나섰던 선수 중 허일영(오리온)과 허 감독의 두 아들인 허웅(상무), 허훈(KT)이 빠졌고 최진수(오리온), 안영준(SK), 정효근(전자랜드)이 새로 들어왔다.
경향위원회는 아시아경기를 앞둔 7월부터 출전 선수 선발을 두고 허 감독과 의견 충돌이 있었다. 특히 차남 허훈(180cm)의 대표팀 승선이 주된 화두가 됐다. 경향위원회는 당시에도 장신 선수의 필요성을 강조했고 허 감독은 “선수는 내가 필요해서 뽑았다. 책임은 내가 진다”는 의견을 냈다.
허 감독은 장신 선수들의 대거 부상 이탈 속에 아시아경기를 동메달로 마친 뒤 “금메달을 목표로 왔는데 이란전에 너무나 아쉬운 경기를 했다”고 총평했다. 이란전에서 부각된 ‘높이의 한계’에 대해서는 “일단 기존 센터들의 부상이 없어야 하고 내·외곽 조화가 맞으려면 더 조직적인 오펜스를 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그 ‘조직력’을 다지기 위해 도입된 ‘전임 감독제’는 끝내 제 빛을 보지 못한 채 막을 내리게 됐다.
임보미 기자 bo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