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대표땐 “패악무도 정권 끝장내자”, 강성노선으로 보수정권과 충돌 이번엔 첫날부터 유연한 행보, 29일 구미行… TK교두보 확보 겨냥 개헌-선거구제 개편도 염두 둔듯… 9월 1일엔 봉하마을 방문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사진)가 취임하자마자 ‘20년 집권 플랜’을 구체화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 대표는 29일 첫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박정희 전 대통령의 고향인 경북 구미에서 열기로 확정했다. 6월 지방선거에서 첫 민주당 출신 시장을 배출한 구미를 발판 삼아 보수의 심장인 TK(대구경북)를 파고들겠다는 전략이다. 김대중 전 대통령이 이끌던 평화민주당을 통해 제도권 정치에 발을 들였던 이 대표가 취임하자마자 김 전 대통령의 ‘동진(東進) 정책’과 유사한 카드를 꺼내든 것.
‘TK 교두보 마련’은 이 대표가 당 대표 선거에서 내세운 ‘20년 집권 플랜’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2020년 총선에서 의미 있는 숫자의 TK 의석을 확보해야 민주당이 전국 정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장기 집권의 길도 열린다는 판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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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표의 이 같은 구상은 개헌과 선거구제 개편 논의와도 맞물려 있다는 관측이다. 소수 야당이 주장하는 중·대선거구제, 연동형 비례대표 등을 도입하면 민주당이 기존처럼 호남 의석을 독식하기 어려운 만큼 TK 등 영남 지역에서 추가로 의석을 확보하지 못하면 안정적인 국정 운영이 어려워질 수 있다.
이와 함께 다음 달 1일 경남 김해 봉하마을을 찾아 노무현 전 대통령 묘역을 참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생일을 기념해 열리는 봉하음악회에 참석하는 것도 집권세력의 정치적 뿌리가 부산경남 지역임을 확인하려는 일환으로 보인다. 이 대표는 민주당 의원들과 1박 2일 일정으로 워크숍을 한 뒤 1일 낮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오찬을 할 예정이다. 그 직후 이 대표는 친노 인사들과 함께 곧장 비행기 편으로 김해로 향할 예정이다.
이 대표의 이 같은 행보는 2012년 민주통합당 대표에 취임했을 때와 많이 다르다. 이 대표는 6년 전 취임 직후 열린 6월 민주항쟁 기념식에서 “패악무도한 (이명박) 정권을 끝장내야 한다”며 강성투쟁을 선언해 여당이었던 새누리당으로부터 “품위를 지키라”며 반발을 샀다. 하지만 이번엔 첫 공식 일정으로 김대중 김영삼 전 대통령과 함께 이승만 박정희 전 대통령 묘소도 참배했다. 2012년에는 현충탑과 김대중 전 대통령 묘역만 찾았었다. 여권 관계자는 “여당 대표가 되니 야당 대표일 때와는 다른 전략적 유연성을 발휘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한편 이 대표는 28일 서울 국립4·19민주묘지를 찾았다. 이 대표는 방명록에 ‘민주주의는 영원합니다’라고 적은 뒤 서울 용산고 동문인 이한수 열사 등 여러 민주열사의 묘역을 참배했다. 오후에는 김대중 전 대통령 부인 이희호 여사를 찾아가 당선 인사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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