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년새 44% 증가… 11월 60조 넘을듯 반전세→전세로 바꾸는 사례 많고 대출규제에 매매 대신 전세 늘어 전세가격은 5개월 연속 내리막
주요 시중은행의 전세자금 대출이 한 달 새 2.36% 늘어나며 56조 원을 돌파했다. 전세난이 완화되자 과거 반전세 계약을 맺은 임차인들이 전세로 계약을 바꾸면서 대출 규모가 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22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KEB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7월 말 전세자금대출 잔액은 56조3466억 원으로 집계됐다. 6월 말(55조489억)보다 1조2977억 원(2.36%) 늘어난 것이다. 지난해 7월 말과 비교하면 43.6%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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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전세가격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KB국민은행 주택가격 동향에 따르면 전국 주택 전세가격은 3월 이후 5개월 연속 하락하고 있다. 거래가 가장 많은 아파트의 경우 올해 1월 둘째 주 주간 전세가격지수가 102.1에서 꾸준히 내려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전세자금대출 증가 속도도 느려질 것이란 전망이 제기돼 왔다.
특히 서울 아파트의 전세 평균값은 4억1157만 원에서 4억5046만 원으로 9.3% 뛰었다. 이 때문에 전세가격이 내리는 추세 속에서도 전세자금대출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 최근 전세 물량이 늘어나면서 기존에 반전세로 계약했던 임차인들이 전세로 옮기는 사례도 늘고 있다. 1%대 저금리가 유지되던 시기에는 임대인이 반전세를 선호했고 전세난 탓에 반전세 계약이 꾸준히 진행됐다. 하지만 최근 전세 가격이 떨어지자 집주인들이 세입자를 붙잡기 위해 반전세를 포기하고 전세로 세를 주는 사례가 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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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정부의 대출 규제로 주택 매매 및 대출이 어려워지자 매매 대신 전세를 선택하는 사람이 늘고 있는 점도 전세자금대출 증가의 요인으로 꼽힌다. 정부가 신(新)총부채상환비율(신DTI),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등 주택담보대출 관련 규제를 내놓았지만 전세자금대출은 이러한 규제를 받지 않는 만큼 수요가 몰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