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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컵 콤비‘ 흥민-현우, 응답하라! AG 8강이여!

입력 | 2018-08-23 05:30:00

아시안게임 남자축구대표팀이 23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이란과 16강전을 치른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와일드카드’ 손흥민(왼쪽)과 조현우는 한국의 핵심 멤버로 필승 의지를 다지고 있다. 스포츠동아DB


“능력은 언급할 필요 없다. 100% 역할을 하고 후배들을 잘 챙겼으면 한다.”

23세 이하(U-23) 남자축구대표팀 김학범(58) 감독이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에 출격하기 전, 와일드카드(24세 이상)로 발탁한 공격수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골키퍼 조현우(27·대구FC)에게 남긴 메시지다.

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오후 9시30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의 치카랑 위바와 묵티 스타디움에서 이란과 대회 8강 진출을 다툰다. “우리의 뒤는 낭떠러지”라는 김 감독의 말처럼 ‘패배=탈락’의 등식이 성립될 토너먼트 여정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부담스러운 승부. 검증된 실력자들의 활약이 절실한 한국축구다. 21세 이하 선수들이 주축이지만 주요 국제대회에서 종종 악몽을 선사한 이란은 존재만으로 충분히 껄끄럽다. 최전선과 후방을 책임질 형님들의 어깨가 몹시 무겁다. 그래도 스스로 감내할 몫이다. 2018러시아월드컵에서 둘은 나란히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다. 손흥민은 두 골을 몰아쳐 4년 전 브라질대회에 이은 2회 연속 월드컵 득점자가 됐고, 조현우는 ‘슈퍼 세이브’를 거듭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대표팀은 비록 1승2패(승점 3)에 머물러 조별리그에서 탈락했으나 3골·3실점의 준수한 결실을 맺었다. 특히 ‘디펜딩 챔피언’ 독일을 2-0으로 완파한 ‘카잔의 기적’에서 무실점 승리로 일정을 마무리했다. 손흥민은 독일전 추가골의 주인공이었다. 치열한 내부 경쟁을 뚫고 주전 장갑을 낀 조현우는 수많은 선방 쇼로 유럽 주요 클럽들의 스카우트 표적이 됐다. 당장은 어려우나 선수 자신도 큰물을 향한 열망을 감추지 않았고, 유력 외신들도 관련 내용을 다뤘다.


그만큼 역량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 U-23 대표팀이 대회 조별리그를 소화한 반둥에서부터 ‘월드컵 콤비’는 엄청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다. ‘캡틴’ 손흥민은 키르기스스탄과 조별리그 3차전에서 결승포를 넣었고, 조현우는 2경기 무실점으로 이름값을 했다.

둘의 역할은 여기서 끝이 아니다. 김 감독은 소집에 앞서 와일드카드 멤버들에게 특별한 한 가지를 당부했다. 후배들에게 커피를 많이 사라는 것. 틈날 때마다 시원한 차 한 잔을 함께 마시고 많은 대화를 하면서 서로의 거리감을 최대한 좁히라는 얘기다. 그라운드 안팎에서의 소통과 스킨십이 가져다 줄 긍정적인 영향력을 믿기 때문이다.

U-23 대표팀은 한 수 아래의 말레이시아에 덜미를 잡히는 등 예기치 못한 조별리그에서의 부진으로 사기가 많이 떨어졌다. 여기에 일부 선수를 향한 과도한 비난이 겹치며 분위기도 가라앉았다. 형님들의 특별한 리더십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에서 둘은 꼬리를 내리지 않는다.

당당하고 의연하게 운명의 일전을 준비하고 있다. 조현우는 “승부차기를 해도 자신 있다. 물론 그 전에 무실점으로 마칠 것”이라는 말로, 손흥민은 “약한 팀은 짐을 싸야 한다. 앞으로 맞설 상대들이 강하지만 우린 더 강해질 것”이라며 후배들을 독려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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