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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달달한 우유… 박성현 인디 위민 인 테크 우승

입력 | 2018-08-21 03:00:00

연장전 끝 뒤집기로 시즌 3승, 대회 전통 따라 ‘우유 세리머니’
세계랭킹 1위 복귀 기쁨 두배




평소 즐겨 찾는 초콜릿 우유는 아니었지만 목구멍을 타고 넘어가는 흰 우유의 맛은 달콤하기만 했다. ‘남달라’ 박성현(23)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서 시즌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뒤 평소와 다른 세리머니를 즐겼다. 대회 전통에 따라 우유를 마신 것이다.

20일 미국 인디애나주 인디애나폴리스의 브릭야드 크로싱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인디 위민 인 테크 챔피언십에서 연장전 끝에 우승한 뒤였다. 이 대회 경기 장소는 미국의 유명 자동차 경주인 인디500이 열리는 모터 스피드 웨이 부설 골프장이다. LPGA투어 대회를 유치한 지난해부터 우승자는 인디500 챔피언이 하듯 우유를 마신 뒤 머리에 뿌리게 됐다. 1930년 인디500에서 3차례 우승한 루이스 마이어가 처음 시작했으며, 미국 낙농업계의 후원으로 1956년부터 해마다 실시하게 됐다.

이날 박성현은 우유로 축배를 든 뒤 샤워만큼은 사양했다. 지난해 챔피언 렉시 톰프슨은 우유를 온몸에 뒤집어쓰는 우유 샤워를 하기도 했다.

2017년 우승 후 우유를 쏟고 있는 렉시 톰프슨.


잊지 못할 우승 뒤풀이만큼이나 이날 우승 과정도 짜릿했다. 공동 선두였던 리젯 살라스(미국)가 4라운드 18번홀에서 2m 남짓한 버디 퍼팅을 실패하며 이날 4타를 줄이면서 최종 합계 23언더파를 기록한 박성현은 행운의 연장 기회를 잡았다.

18번홀(파4)에서 열린 연장전에서 박성현은 3번 우드로 티샷을 한 뒤 54야드 웨지샷을 핀 1.5m에 붙여 내리막 버디 퍼팅을 성공시키며 살라스를 제치고 우승을 결정지었다.


이번 대회에서 박성현은 페어웨이 안착률과 그린 적중률을 모두 85%까지 높였고 라운드당 평균 퍼팅 수를 28개까지 떨어뜨리는 등 절정의 샷 감각을 과시했다.

시즌 초반 부진에서 벗어나 5월 이후 3승을 거둔 박성현은 에리야 쭈타누깐과 다승 공동 선두가 됐다. 시즌 2승을 연장 승리로 채운 그는 “목표였던 3승을 거뒀으니 이제 4승을 향해 다시 달리겠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11월 처음 올랐던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되찾게 됐다. 당시 일주일 만에 세계 1위에서 물러났던 박성현은 “지난해에는 준비가 안 된 상태에서 1위가 됐다. 지금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꾸준히 좋은 성적을 내서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하고 싶다”고 다짐했다. 이번 주에는 캐나다여자오픈에서 2주 연속 우승이자 대회 2연패를 노린다.

이날 박성현은 또 다른 우승자 전통에 따라 인디500 레이스 스타트 피니시 라인인 ‘벽돌 마당’에 무릎을 꿇고 입을 맞췄다. 그의 머릿속에는 끝이 아니라 새로운 출발선이 그려져 있었는지 모른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