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양현종. 사진제공|스포츠코리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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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O리그를 호령하던 ‘토종 에이스’들이 점차 자취를 감추고 있다. 자연히 투수 지표 상위권에는 외국인 선수들의 이름만 즐비하다. 수년 전부터 불어 닥친 극심한 타고투저의 영향으로 투수들의 부진 이야기가 끊이지 않았지만, 올해는 그 정도가 더욱 심하다. 역대 최초로 평균자책점 상위 3걸에 토종 선수가 포함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 ‘토종 vs 외인’ 양현종의 외로운 싸움
11일까지 리그 평균자책점 상위 3명은 조쉬 린드블럼(두산 베어스·2.79), 타일러 윌슨(3.13), 헨리 소사(이상 LG 트윈스·3.17)다. 국내 선수 가운데 평균자책점이 가장 좋은 선수는 양현종(KIA 타이거즈·3.61)인데 소사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인다. 준수한 평균자책점으로 리그를 호령하는 정상급 투수들은 대부분 외국인 투수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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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부터 외국인 투수들의 강세는 더욱 두드러졌다. 2008년 윤석민(KIA 타이거즈·2.33), 김광현(SK 와이번스·2.39), 봉중근(LG·2.66)의 사례처럼 국내 투수들이 타이틀 판도를 주도했던 시즌도 있었다. 하지만 2009년부터 점차 외국인 투수의 힘이 커졌다. 2012년부터는 평균자책점 상위 3걸에 토종 선수는 매년 한 명씩만 포함됐다. 나머지 두 자리는 늘 외국 투수들의 몫이었다. 올해는 그나마도 사라질 위기다. 양현종이 외로운 싸움을 하고 있다.
● 점점 더 높아지는 외국인 투수 수준
외국인 투수들이 평균자책점 등 각종 지표에서 선전하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하다. 구단들은 이들에게 리그 1~2선발급 성적을 기대하며 고액을 안겨준다. 외국인 1~2선발이 버텨주면 국내 투수 두 명으로도 4선발까지 채울 수 있다. 현 상황에서 5선발 구성이 제대로 된 팀을 찾기 힘들다는 점에 비춰볼 때, 준수한 4선발만으로도 리그에서의 경쟁력은 충분하다. 괜찮은 외국인 원투펀치 영입이 한해 농사를 좌우한다는 말이 결코 과장이 아닌 이유다.
그런데 외국인과 국내 선수들의 차이가 점차 커져가고 있다는 점이 문제다. 올 시즌 외인투수들의 선발 평균자책점은 4.26이다. 국내 선발진의 평균자책점은 5.29로 1점 이상 차이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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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익래 기자 ing1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