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8일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 엠넷 ‘불토엔 혼코노’ 2회 결선 모습. 토요일마다 동전 노래방 부스에서 예선이 치러진다. 이달 23일 방송에서 2대 우승자가 발표된다. 엠넷 제공
혼코노. 우타이테.
둘 다 일본어 같지만 하나는 한국어다. 혼코노는 ‘혼자서 코인 노래방(에 가서 노래하기)’의 약자. 우타이테(歌い手)는 노래하는 사람을 뜻하는 일본어다. 한일 양국 젊은이들 사이에서 이 두 가지 문화가 뜨겁다. 남의 노래를 커버해 부른다는 점에서 일맥상통한다.
○ TV와 한강공원까지 진출한 ‘혼코노’
요즘 서울 홍익대 앞, 강남 등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코인(동전) 노래방은 복고나 향수의 문화가 아니다. 혼밥(혼자 밥 먹기), 혼영(혼자 영화 보기), 혼공(혼자 공연 보기)에 익숙한 20, 30대 사이에 1000원이면 서너 곡을 즐길 수 있는 1인용 코인 노래방이 인기다. 저렴할뿐더러 모창을 하거나 자기만의 방식으로 부른 노래를 촬영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기에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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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1대 우승자가 가수 데뷔를 앞뒀다. 고교생 박산희 씨. 1000만 원의 상금을 받고 이달에 첫 정식 음원을 출시할 계획이다. 프로그램은 조회수 700만 회, 투표수 5만 건을 기록했다. 엠넷 관계자는 “페이스북 투표 기능을 이용해 SNS 동영상 문화에 익숙한 젊은층의 직관적인 참여를 유도했다”며 “이달 말 2대 우승자가 나오는 등 계속 이어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 따라쟁이에서 슈퍼스타로…우타이테 신드롬
일본에서 모방 가수, 우타이테는 아예 독자적인 음악 장르이자 문화로 정착했다. 이들 중 슈퍼스타도 등장했다. 이들은 2000년대 후반부터 주로 일본 인기 동영상 공유 사이트 ‘니코니코 동화(니코동)’에서 활동한 일반인이다. 컴퓨터 가창으로 만들어진 보컬로이드(vocaloid)의 곡, 또는 성우가 부른 게임 ‘아이돌 마스터’ 수록 곡을 열창한 음원이나 동영상을 올린 뒤 누리꾼들의 추천을 타고 인기를 모은다.
우타이테 열풍은 대한해협도 건넜다. 재작년 말 ‘96네코’ ‘유메코’ 등을 시작으로 우타이테들의 내한공연이 다섯 차례나 열렸다. 인기 우타이테인 KK(본명 가미키타 겐·30)의 경우 6월 공연의 이틀간 입장권이 예매 시작과 함께 매진됐다. 일본 우타이테가 부른 곡을 다시 커버하는 한국 우타이테도 생겨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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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희윤 기자 i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