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티아조의 패션 키워드
‘영국 남자’ 하면 대표적으로 떠오르는 사람은 영화 ‘킹스맨’의 콜린 퍼스이다. 그의 날선 슈츠를 맞춤 제작하던 양복점 ‘헌츠맨’은 1731∼1735년 사이에 형성된 300년 역사의 남성 맞춤 정장거리 ‘새빌 로(Savile Row)’에 있다. 영화 덕에 새빌 로는 패션피플뿐만 아니라 관광객들도 런던에 가면 꼭 들르는 명소가 되었다.
○ 신사의 품격, 스카발
스카발이 세계 최초로 개발한 원단 번치북. 스카발이 제작한 고급 원단을 한 눈에 볼 수 있다. 스카발 제공
언뜻 보기에 남성복은 화려한 여성복에 비해 소재가 단순해 보이지만, 클래식한 남성 맞춤 슈트에서 소재가 차지하는 비중은 50%가 넘는다. 1938년부터 최고급 테일러링 패브릭을 제작해 전 세계 65개국 재단사와 의상 제조사에 공급하고 있는 스카발 역시 완벽한 테일러링을 위해 전속 디자이너와 직조 장인팀이 매 시즌 패브릭 컬렉션을 개발한다. 현재 이 컬렉션은 5000여 가지로 온라인 카탈로그에서도 확인이 가능하며 주문 후 24시간 안에 준비되어 전 세계로 발송된다.
맞춤 양복집들에 가서 상담하면 제일 먼저 보여주는 소재 책을 번치북이라고 부르는데 최초로 번치북을 만든 것도 스카발이다. 스카발은 호주에서 직접 양 목장을 운영해 양에서부터 매장까지, 농장에서 재단까지, 낙타에서 코트까지 최고의 소재를 직접 공급한다.
○ 한국에서도 스카발
○ 김정은과 말런 브랜도도 사랑하는 스카발
스카발을 사랑하는 마니아로는 대표적인 영국 남자인 배우 베네딕트 컴버배치가 있다. 영화 ‘대부’의 말런 브랜도, 영화 ‘카지노’의 로버트 드니로, 리어나도 디캐프리오도 스카발 고객이다. 한국에선 드라마 ‘미스티’의 지진희와 안정환 등 많은 스타들이 스카발을 애용한다.
요즘은 폭염으로 가벼운 옷차림이 절실하지만, 곧 다가올 남성의 계절 가을을 상상해보면 내 몸에 꼭 맞는 맞춤 슈트 한 벌이 절실하다. 올가을엔 스트라이프 또는 체크 슈트 소재를 선택해 나를 돋보이게 하는 핏과 디테일까지 완성한다면 클래식한 영국 남자로 완벽한 변신이 가능하지 않을까.
카티아조 패션디자이너 겸 크리에이티브 디렉터